미국출장·사고수습·캠프개소…김동연, 이재명 대항마 '고심'
9일부터 2박4일간 미국 미시간주 방문…'트럼프 관세' 대응
12일 출장 복귀 직후엔 광명 '신안산선' 붕괴사고 현장 찾아
13일엔 김동연캠프 개소식…여의도 대산빌딩서 캠프 꾸려
김동연 "경선룰 변경 대단히 유감…당원들, 바로 잡아달라"
민생 현안 챙기고…'경제외교' 전문가 이미지 구축도 노력
2025-04-13 16:40:03 2025-04-13 17:17:20
[뉴스토마토 신태현·차종관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1대 대선에 출마를 선언한 이후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9일부터 12일까지는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부과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미시간주를 방문한 겁니다. 김 지사는 12일 오후 미국에서 복귀한 직후엔 광명시 신안산선 사고 현장에 방문해 수습을 지시했습니다. 이튿날인 13일엔 김동연캠프 개소식을 진행했습니다. 김 지사는 행보는 민생을 챙기면서도 경제전문가를 강조하는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가장 강력한 상태인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대항마'로서의 위치를 고심하는 모양새입니다. 
 
김 지사는 지난 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에서 21대 대선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김 지사는 대권 도전의 비전으로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결선투표제, 총선과 선거 주기를 맞추기 위한 대통령 임기 3년으로 단축 등으로 제7공화국의 문을 여는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어 "불평등 종식을 위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겠다"며 "경제 대연정으로 국민의 삶, 대한민국 경제 지도를 다시 그리겠다. 불평등 경제를 극복하고 기회의 나라로 만들겠다"라고도 말했습니다. 
 
출마선언 직후 김 지사는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부과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2박4일간 미국 미시간주 방문하기 위해서입니다. 경기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미국에서 머문 동안 스티브 비건 전 트럼프정부(1기)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만났나 자동차와 대북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울러 미시간주에 진출한 한국 기업 9곳의 임직원들로부터 현장의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와 자동차 관세대응을 위해 전략적 연대할 것으로 논의·합의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 캠프 사무실의 오픈하우스 행사에서 취재진에게 커피를 따라주고 있다. (사진=경기도)
 
그런데 김 지사는 12일 미국에서 돌아오자마자 귀가하지 않고, 광명 신안산선 붕괴사고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신안산선 붕괴사고는 지난 11일 오후 3시13분쯤 광명 일직동 양지사거리 인근  5-2공구 환기구 공사 중 도로가 무너지면서 발생했습니다. 4명이 부상을 입었고, 50대 작업자 1명이 매몰된 상태입니다.  
 
김 지사는 현장에 들러 박승원 광명시장에게 사고 보고를 받은 후 실종자 가족과 구조대원, 자원봉사자들을 만났습니다. 김 지사는 "비가 오고 있어서 추가 붕괴 위험이 있기 때문에 잠시 구조 작업이 중단됐지만,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최선을 다해 빠른 시간 내에 구조하도록 지시했다"며 "구조대원들의 안전 확보에도 만전을 기하도록 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지사는 13일 오후엔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김동연캠프 개소식 및 언론인 대상 오픈하우스 행사를 열었습니다. 김 지사는 직접 커피를 타서 참석자들에게 제공하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는 "이번 출장을 통해 한국이 갖고 있는 대외외교 정책을 일대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새) 대통령은 임기 초기에 관세 포함한 트럼프정부의 대외 충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제안보를 주축으로 한 외교 철학을 세우면서 '뺄셈외교' 아닌 '덧셈외교'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김 지사는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이력, IMF(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극복한 경험을 토대로 경제문제 해결사를 자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경제안보'라는 의제를 던짐으로써 경제문제 해결사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됩니다.
 
다만 조기대선을 앞두고 경선을 준비 중인 민주당 내 상황과 여건은 김 지사에게 유리하지만 않습니다. 민주당 대선특별당규준비위원회가 20대 대선 경선 때 적용했던 국민선거인단 방식 대신 국민참여경선으로 경선을 진행하는 안을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선 투표에서 당원과 여론조사의 비중을 각각 50%로 고정하는 방안입니다. 당원 비중 50%가 확보되면서 당원의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높은 이 전 대표가 유리해지는 상황입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8월18일 총 득표율 85.4%로 당대표직 연임에 성공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별 의미 없는 경선으로 가서 대단히 유감"이라며 "국민경선 역선택을 우려하는 것은 불법 계엄과 내란 종식까지 이끌어낸 시민과 국민 역량을 봤을 때 도리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확실한 길로 가야 한다"며 "더 큰 정권교체 위해서 국민이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이루도록 해달라. 당원들에게 호소드린다, 올바로 바로 잡아주기를 호소한다"고 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 캠프 사무실 오픈하우스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캠프 개소식에서 김 지사는 정책 측면에서도 이 전 대표와 각을 세웠습니다. 김 지사는 "(이 전 대표의) 기본소득은 대상 범위가 넓고 정기성·현금성으로 봤을 때 현재 기본소득이라 불리는 건 제대로 된 기본소득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된다면) 기회소득을 전국적으로 확장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경기도 광명=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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