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시대 갔다…차기 주자 '단체장 전성시대'
국민의힘 김문수·홍준표…민주 이재명·김동연·김경수·김두관 '두각'
대선 경로된 단체장직…'지방 행정 경험'·폭넓은 유권자 확보 강점
행정 경험 없는 의원들, 시빗거리 시달려…내년 지선 등 입지 강화
2025-04-14 15:26:01 2025-04-14 15:51:33
[뉴스토마토 신태현·차종관 기자] 21대 대선주자들 중엔 지방자치단체장 출신이 많습니다. 국민의힘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경기도지사 역임), 홍준표 전 대구시장, 이철우 대구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등이 있습니다. 민주당에선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경기도지사 역임),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두관 전 의원(경남도지사 역임) 등 눈에 띕니다. 단체장으로 지방 행정을 이끈 성과는 대선 레이스에서 경쟁력으로 작용하는데다 대통령으로서의 비전을 제시하는 데도 유리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그야말로 '단체장 전성시대'입니다.
 
14일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경북 안동시 경상북도유교문화회관을 찾아 회관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단체장들의 대선 출마가 이어지는 데에는 행정 경험과 성과가 대권 행보에서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의원만 하면 '행정 경험이 없다'(는 점이) 시빗거리가 된다"며 "'저 사람은 행정 경험 없는 사람 아니냐, 의원 몇번 했다고 대선 나왔는데 행정 경험도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의원) 3선 이상 되면 불출마 압박을 많이 받고 총선 때 물갈이 대상이 된다"며 "계속 정치하려면 기초단체장을 할 수는 없으니 광역단체장에 도전해서 (당선)되면 그걸 발판으로 해서 대선으로 가는 그림을 많이 그리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옛날에는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가 대선으로 가는 주요 경로로 여겨졌는데, 이제는 어떻게 보면 전국 확산이 됐다"며 "전국 광역단체장급 정도면 대선 가는 디딤돌로서 손색이 없다는 이런 생각들을 (정치인들이) 하는 것. 하다못해 총리나 장·차관이라도 하는 경우가 아니면 단체장이 대선에 좋은 경로"라고 말했습니다.
 
2월28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각에서는 단체장들의 대선 도전이 대선 그 자체를 노리는 게 아니라 오는 2026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을 겨냥하거나 2030년 대선을 노리는 포석이라고 분석합니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지율이 잘 안 나오는 사람들은 이름값을 올리고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려는 계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출마자 자신이 이번에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도 "예를 들어 김동연 지사는 차차기 (대선)에 '포스트 이재명'을 노리는 차원이라고 봐야 한다"며 "이재명 전 대표도 (성남시장 출신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대선 경선할 때 존재감을 키웠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역에서 강력한 도전들에 직면한 단체장들의 경우에는 이번에 중앙정치인으로서의 입지를 보여야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문가들은 단체장 출신 대선주자들의 장점으로 지방 행정 경험을 꼽았습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에서도 주지사 출신이 많이 (대선) 출마한다"며 "국정 운영하는 데 있어 행정·정책 경험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최 교수도 "광역단체장이 행정 경험이 있으니 입지에서 유리하긴 하다"며 "그래서 많이들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 역시 "광역단체장 통해서 보여준 행정 성과 등이 앞으로 대통령이 되면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라는 청사진과 연결시킬 수 있다"며 "(단체장 경험이) 대권주자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한다든가 지지도를 올리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수백만명에서 1000만명대의 주민과 상대해 잠재적 유권자를 확보한 점도 강점으로 거론됩니다. 많아봐야 수십만명이 거주하는 지역구만 다루는 의원에 비해, 광역단체장은 접촉할 수 있는 유권자의 수가 더 많습니다. 최 교수는 "단체장 출마자들로서는 자기가 단체장을 한 그 지역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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