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트럼프 관세 정책…기업들 '아침이 두렵다'
반도체 관세 혼란에 "예외 아냐"
또 한번 나타난 트럼프식 '뒤집기'
오락가락 정책 혼선에 재계 '답답'
"밤새 달라져 할 수 있는 것 없어"
2025-04-14 16:33:30 2025-04-15 17:29:59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전세계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미 정부가 앞서 반도체 제조 장비,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을 상호관세에서 제외된다고 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품목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히는 등 또 한번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경제의 유동성이 극대화되고 전세계 금융시장의 혼란이 가중되면서 국내 기업들은 자고 나면 달라진 관세에 사전 대비조차 하기 어렵다고 토로합니다.
  
지난 13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전용기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3(현지시각)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지난 금요일에 발표한 것은 관세 예외가 아니다국가 안보 관세 조사에서 반도체와 전자제품 공급망 전체를 들여다볼 것이라고 했습니다. 앞서 지난 11일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반도체,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을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해 강경 관세 기조에서 한발 물러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강행 의지를 밝히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꺾인 모습입니다.
 
결국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에 대한 관세가 다시 예고되며 한국은 또 한번 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머지않은 미래에 시행될 것이라며 반도체 관세 부과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그의 오락가락 행보가 반복되면서 불확성이 최고조에 다다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는 당초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지만, 지난 2일 상호관세 발표 때는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조건을 충족할 경우 무관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슬그머니 선회했습니다. 또한 지난 8일, 전세계를 겨냥한 상호관세가 시행에 들어간 지 불과 18시간만에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 90일간 관세를 유예한다고 전격 발표하기도 한 바 있습니다.
 
당장 한국은 25%의 상호관세가 유예돼 급한 불은 꺼진 셈이지만,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정책에 기업들은 대응조차 하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대응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검토해 왔는데, 수시로 바뀌는 유동적 상황에 로드맵 자체를 수립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재계 관계자는 저녁에 나온 것을 가지고 대책 회의를 해 다음날부터 시행하려고 해봤자, 눈 떠보면 또 달라지니까 아침이 무서울 지경”이라정부가 좀 빠르게 협상을 해 이 불확실성을 해소해 주는 것이 급선무일 것 같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이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기업 입장에서는 안정성이 흔들릴수록 다양한 대응 시나리오를 짜야하는데 현재는 소모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푸념했습니다.
 
경기 평택항에 수출 대기 중인 자동차들이 주차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행보는 내부 반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대미 협상 시 이를 참고해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한아름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의 영향과 물가의 우려에 단기적 전환기에 불과하다는 식으로 강한 어조의 발언을 내고 있지만 결국 내각과 기업의 반발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품목별 관세도 예외는 전혀 없다고 했지만, 상호관세 스탠스가 완화된 것을 봐서는 최대한 국내 기업의 미국 내 생산에 미칠 영향을 가지고 협상에 접근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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