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렁에 빠진 한국경제…하방 '경고등' 커졌다
ADB 성장 전망 1.5%…JP모건은 0.7%
미 경기 둔화·세계경제 침체 파급 우려
중국발 공급과잉·수출 경쟁 심화도 악영향
관세 먹구름, 수출 산업 부진→고용 약화
잠재성장률도 '뚝'…정치 양극화도 불확실성
2025-04-09 17:37:14 2025-04-09 17:37:14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을 1.5%로 낮췄지만 0%대까지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트럼프 관세 리스크가 한국 경제를 점점 옥죄고 있는 데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까지 가중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외적 국론 분열도 단기간 해소가 어려워 대내외적 리스크 대응에 난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9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을 1.5%로 낮춘 가운데 JP모건은 0.7%로 전망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5% 성장?…0%대 전망도
 
9일 ADB가 넉 달만에 0.5%포인트 낮추는 등 한국의 '2025년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제시한 하방 요인으로 미국·중국과의 수출 경쟁심화, 무역 불확실성 등 대외적 리스크를 꼽았습니다. 대내적으로는 고금리, 가계부채, 정치적 불확실성 등에 기인한 민간소비 약화, 건설업 부진을 지목했습니다.
 
올해 1.5% 전망은 앞서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은행과 궤를 함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상보다 공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미국 관세 인상과 미·중 간 보복 관세 파장, 미 경기·세계 경제 침체 가능성, 환율 위협, 중국산 제품 물량밀어내기 가능성, 국내 정책 환경 등 산재된 하방요인은 0%대 하락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앞서 해외 투자은행(IB) JP모건이 밝힌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0.7%로 기존 0.9%에서 일주일 만에 하향 조정한 바 있습니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예상보다 큰 폭의 미국 관세 인상을 비롯해 국내 정책 환경과 대외 악재가 빠르게 전개됨에 따라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정책 전망을 추가로 조정한다"며 그 이유로, 수출 감소를 꼽았습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관세 인상과 하반기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수정 전망을 반영하면 올해 남은 기간 실질 수출이 전 분기 대비 감소할 것"이라며 "연간 실질 수출과 제조업 GDP 성장률이 거의 정체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 경기 둔화와 세계경제 침체에 따른 파급효과도 우려할 부분입니다. 
 
국제금융센터 경제리스크분석부는 "올해 글로벌 성장률은 관세부과 이전의 예상치(IMF 3.3%)보다 0.49% 하락을 추정한다"며 "최근 미국 경제지표들이 약화하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관세부과의 미국 내 영향도 올해 중반 이후 커질 전망이어서 미국 경기의 하강 가능성이 점증된다"고 분석했습니다.
 
VAR 모형 분석을 보면, 미국 성장률 1%포인트 하락 때 글로벌 성장률은 2분기 후 0.27%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내수부진을 겪고 있는 중국도 수출 증대가 긴요한 상황이나 무역 분쟁으로 기대가 축소됐다는 판단입니다.
 
때문에 외신에서는 수출을 늘리기 위해 제3의 시장으로 물량을 밀어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중국산 제품의 저가 밀어내기 공습은 중국발 공급과잉과 수출 경쟁 심화를 불러오는 악영향을 초래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 세계 대상 상호관세가 발효된 9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수출입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불안한 수출, 생산·고용 유발 '흔들'
 
수출은 경제 성장 기여도에 상당한 영향을 자치하고 있습니다. 이는 생산, 부가가치, 고용 유발 등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분석을 보면,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 2.04% 중 수출 기여도는 1.93%포인트로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실질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6.3%로 2020년대 들어 가장 높습니다.
 
생산유발액도 6.9% 증가한 1조3012억달러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수출로 인한 취업자도 전체 취업자 2858만명의 14.6%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수출 100만 달러당 6.1명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겁니다.
 
하지만 글로벌 산업·기술경쟁 심화, 내수회복 지연 등 구조적 어려움에 관세 먹구름까지 가중되면서 제조업 등 수출 주력산업의 부진과 고용 시장 약화가 점점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91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2만6000명(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업률은 3.1%로 지난해보다 0.1%포인트 오른 수준입니다. 
 
특히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7.5%로 1년 전보다 1.0%포인트 상승하는 등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대외 충격인 관세 영향이 본격화될 경우 고용 악재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산업생산의 경우 지난 2월 소폭 반등했으나 올 1월 부진을 상쇄하기 불충분한 데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전망도 암울 그 자제입니다.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의 분석을 보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1.9%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지난해보다 0.2%포인트 더 떨어진 전망치로 경제의 기본적인 성장 잠재력에 위험 신호가 켜진 겁니다.
 
잠재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가장 큰 배경은 2024년과 2025년 실질 GDP 성장률의 실적치와 전망치가 지난해 전망에 비해 크게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실질GDP 성장률의 전망치는 지난해 10월 전망에 비해 0.7%포인트 하락한 수준입니다. 노동의 성장기여도도 이전 전망치에 비해 0.1%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정치적 양극화로 인한 불확실성도 조속히 매듭져야 할 부분입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탄핵 인용으로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탄핵 정국에서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됨에 따라 향후 국민 통합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9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하향 조정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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