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마이웨이에…미 경제, 코로나 이후 '최악'
이틀간 시총 1경 사라지고…경제 '역성장' 전망
몸살 앓는 '미국'…트럼프 관세 폭탄 '요지부동'
2025-04-07 16:08:47 2025-04-07 16:08:47
[뉴욕=뉴스토마토 김하늬 통신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 올린 관세 폭탄이 자국 경제부터 패닉에 빠트렸습니다. 월스트리트와 전 세계 투자자들은 상호 관세 발표 이후 극한의 공포를 경험했는데요. 지난 4∼5일(현지시간) 이틀간 뉴욕증시 시가총액이 6조 6000억달러(약 9650조원)이 사라지며 코로나 팬데믹 쇼크 이후 최악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트럼프발 관세 쇼크 이후 당초 올해 1.3% 성장할 거란 전망은 순식간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습니다. 관세 발표를 기점으로 미국 시장 전체가 한꺼번에 휘청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트럼프 국정 운영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2기 행정부 출범 두 달여 만에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단기간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며 마이웨이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관세 연기나 유예 없어…경기 침체 전망 동의 못해"
 
6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오는 9일로 예정된 미국의 무역 상대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 협상을 위해 상호 관세 부과를 연기하거나 유예할 가능성이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상호관세 부과 시행 연기 고려와 관련해 "연기는 없다, 며칠 또는 몇 주간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며 "그것은 분명하다"고 답했습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또한 <NBC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때로 단기적 시장 반응을 경험하는데 이것은 조정의 과정이고 나는 경기 침체가 반드시 발생한다는 가정은 부정한다"며 "우리가 주목할 것은 번영을 위한 장기적 경제 기반을 구축한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트럼프 또한 '요지부동'입니다.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이것은 경제 혁명"이라며 "쉽지 않겠지만 결과는 역사적일 것"이라며 '버티라'고 주문했습니다. 관세 정책을 철회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건데요. 
 
하지만 무차별적 관세정책에 대한 우려와 반발은 미국 내에서 더욱 거셉니다. 지난 5일부터 모든 국가들에 부과되는 10% 기본 관세가 발효됐는데요. 9일부터는 기본 관세에 더해 국가별로 가산되는 상호 관세가 부과될 예정입니다. 
 
5일(현지시간)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전국 50개 주 집회 '핸즈 오프'에서 수천 명의 시위대가 시청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UPI)
 
커지는 관세발 역성장…공화당 내에선 우려 고조
 
게다가 예상을 깬 중국의 강한 맞대응으로 중국이 미국에 대한 34% 보복 관세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충격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트럼프와 협상에 나서기는커녕 중국의 보복 전략으로 미·중 무역 갈등이 고조될 위험이 확산되고 있는 겁니다. 월가에서는 경기 침체 공포, 이른바 'R의 공포'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JP모건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0.3%로 1.6%포인트나 낮춰 잡았습니다. 경기 침체 확률은 기존 40%에서 60%로 높였습니다.
 
실제 상호 관세 발표 이후 이틀간 뉴욕 증시 시가총액은 6조6000억 달러가 증발했습니다. 이틀 동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0.5%,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9.3%, 기술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1.4% 폭락했습니다. 특히 나스닥 하락 폭은 최고점 대비 22.7%에 달해 '약세장'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을 절대 철회하지 않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자 시민들도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지난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반대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펼쳐진 겁니다. 이날 워싱턴D.C.를 비롯해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덴버, 애틀랜타 등 50개 준 전역에서 150여개 민간단체 주도로 50만 명 이상이 참가한 1200건 이상의 집회와 행진이 벌어졌습니다. 이번 전국 시위 제목은 '손을 떼라'는 의미인 '핸즈 오프'(Hands Off)입니다. 이는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최대 규모 '반트럼프 시위'입니다.
 
공화당 내에서는 경합 주가 지역구인 의원들을 중심으로 내년 중간선거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일부 경합 주의 공화당 의원들은 이미 관세 문제에 대해 압박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인플레이션 등 경제에 대한 불만이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의 원동력이 됐으나 급진적인 관세 정책으로 시장 불안이 확산하면서 내년 11월 중간선거 등에서 오히려 경제 문제로 공화당이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겁니다. <워싱턴포스트>도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관세에 대한 일부 저항이나 작은 반대의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향후 더 커질 수 있다"라면서 "공화당의 성패는 기본적으로 관세 및 경제 상황과 맞물려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뉴욕=김하늬 통신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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