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업계의 물류비 부담이 완화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집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으로 올해 해상운임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다만 보호무역 기조 강화에 올해 전반적인 경영 환경은 악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쓴 물류비는 총 6조712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6천억원 이상 증가했습니다. 삼성전자의 물류비는 전년보다 71.9% 증가한 2조9602억원, LG전자는 16.7% 늘어난 3조111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가전업계의 물류비 부담이 커진 이유는 해상운임이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가전업계는 TV, 냉장고 등 부피가 큰 생활가전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만큼 해상 물류비가 전체 비용에서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특히 해상운임은 지난해 홍해사태와 미국 항만 노동자 파업 등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평균 2천506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 평균 대비 149%(1천5포인트) 증가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미국발 관세 전쟁 본격화로 교역량 감소 우려가 커지자 해상운임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모습입니다. SCFI는 지난해 12월 2천373포인트에서 지난달 21일 1천293포인트까지 하락한 뒤 이달 3일 1천393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이 지수가 1천5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3년 12월 이후 1년 3개월 만입니다. 해운업계는 조만간 SCFI가 1천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지난해 가전업계 실적에 복병이 된 물류비 부담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실적에 대해 "선박 과잉 공급 영향으로 올해 물류비는 전년 대비 6천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가전업계의 올해 전반적인 경영 환경은 부정적으로 관측됩니다. 수요 둔화,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 등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전방위적인 상호관세 정책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입니다.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까지 고관세 대상에 포함됐는데, 두 기업은 현지에 핵심 생산기지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비 부담 완화로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면서도 "지출 감소에 기대기보단 미국발 관세, 수요 둔화 등에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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