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쏠쏠한 수익창구 '연회비' 대대적 인상
회원수 4위인데 연회비 수익 1위
2025-04-09 06:00:00 2025-04-09 09:43:16
 
[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현대카드가 지난해 프리미엄 카드 연회비를 대대적으로 인상하면서 역대급 연회비 수익을 거뒀습니다. 고금리 장기화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카드 수익이 줄어들자 연회비로 돌파구를 마련한 모습입니다. 
 
프리미엄 카드 연회비 '껑충'
 
8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 연회비 수익은 지난해 총 1조4414억원입니다. 그 중 현대카드가 3397억원을 거둬들이면서 삼성카드(029780)를 제치고 연회비 수익 1위를 달성했습니다. 이어 삼성카드 2926억원, 신한카드 2516억원, 국민카드 1840억원, 롯데카드 1505억원, 우리카드 1092억원, 하나카드 1052억원, 비씨카드 839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현대카드가 지난해 연회비 수익 1위를 달성한 반면 회원수는 신용카드 기준 1142만명으로 4위에 그쳤습니다. 오히려 연회비 수익이 적은 신한(1299만명), 삼성(1178만명), 국민(1175만명)카드 회원수가 더 많았습니다.
 
현대카드 회원수가 더 적음에도 압도적인 연회비 수익 격차를 벌릴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연회비를 대폭 인상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연회비가 10만원 이상인 프리미엄 카드를 중심으로 올랐습니다.
 
현대카드는 작년 9월 프리미엄 카드 6종을 개편하면서 'the Black(더블랙)'과 'the Purple(더퍼플)' 카드 연회비를 인상했습니다. 더블랙은 2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더퍼플은 8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각각 올렸습니다. 더블랙은 300만원으로 오르면서 국내 신용카드 중 연회비가 가장 비싼 카드라는 타이틀을 차지했습니다.
 
또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소식으로 대한항공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자 대한항공카드를 전부 개편했습니다. 현대카드는 같은 해 7월 대한항공카드 '030', '070', '150', 'the First' 등 4종을 단종하고 대한항공카드 '060', '120', '300', 'the First Edition2' 등 4종을 선뵀습니다. 해당 카드들은 기존 혜택 강화와 함께 연회비 3만~30만원이 추가됐습니다.
 
같은 해 5월에는 '현대카드 Summit(서밋)'을 출시하면서 프리미엄 카드 문턱을 낮췄습니다. 서밋 연회비는 20만원으로 프리미엄 혜택과 일상 혜택을 접목한 중저가 프리미엄 카드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연회비 장사 확대
 
현대카드는 최근에도 연회비가 높은 카드를 계속 내놓으면서 연회비 수익을 늘리고 있습니다. 지난 3월 고객층별 다른 혜택을 제공하는 '현대카드 Boutique 3종'과 40·50세대를 겨냥한 '현대카드 Summit CE' 등을 공개하면서 연회비 8만원 카드 시장을 개척했습니다. 일반 카드와 프리미엄 카드 사이를 공략하는 카드를 내놓은 것입니다.
 
지난 2일에는 기존 '현대카드 Summit' 대상을 개인사업자로 확대해 '현대카드MY BUSINESS Summit'을 출시했습니다. 이 카드는 프리미엄 혜택에 더해 사업성 경비 영역을 적립해 주고 있습니다. 연회비가 25만원으로 기존 서밋보다 5만원 높게 나왔습니다.
 
현대카드는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카드 연회비도 높게 설정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중적인 '현대카드M'은 연회비가 3만원으로 타사 일반 카드 라인업에 비해 2배가량 높습니다. 같은 라인에는 '신한카드 Mr.Life', '삼성카드 taptap O', 'KB국민 My WE:SH 카드', '롯데카드 LOCA LIKIT 1.2' 등이 있지만 연회비가 1만~1만5천원 수준입니다.
 
현대카드는 이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현대카드의 이런 조치는 수익성 제고 차원으로 풀이됩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3164억원 거둬들이면서 삼성(6646억원), 신한(5712억원), 국민(4027억원)에 이어 4번째를 기록했는데요. 영업수익 중 카드 수익 구성비가 44.2%로 전년(50.6%)대비 6.4%p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연회비 인상이 소비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가 신용판매 쪽에 수익이 급감하면서 소비자 혜택을 줄여 수익성을 보존하고 있다"면서 "카드사는 적격비용으로 인해 소비자 혜택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연회비 인상, 혜택 축소 등으로 소비자가 카드 사용을 줄여 내수 부진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프리미엄 카드를 개편하면서 연회비를 인상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사옥 모습.(사진=뉴시스)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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