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끔찍한 악몽, 파면이 답"…민심의 명령
20대, "인용 결정 당연"…"계엄은 대통령 통치행위"
4050 중도보수, "기각은 중도·일반 국민 납득 불가능"
'보수 텃밭' 70대, "하던 사람이 하는 게 낫다" 의견도
2025-04-03 17:04:06 2025-04-03 18:43:39
 
[뉴스토마토 이효진·김유정 기자·이선재 인턴기자] 123일의 기다림이 끝납니다. 윤석열씨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뉴스토마토>가 거리로 나가 20대부터 80대까지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파면이 답"이라는 인용 의견이 우세했지만, "하던 사람이 하는 게 낫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다만 시민들은 입을 모아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대립과 반목의 정치를 멈춰주길 당부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계엄 적법성' 놓고 엇갈린 '20대'
 
헌법재판소가 윤씨 탄핵심판 선고일을 4일 오전 11시로 예고했습니다. 이에 <뉴스토마토>는 지난 2일 시민들을 만나 예상 결과와 윤석열정부에 대한 평가와 함께 탄핵심판 이후 바라는 세상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광화문에서 직장을 다니는 20대 여성 권은지(가명)씨는 윤석열정부를 "끔찍한 악몽"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권씨는 "내란죄를 빼고 보더라도 계엄 당시 군병력 투입으로 국회 무력화 시도, 체포 명단 작성, 계엄 전 열린 국무회의가 적법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인용을 확신했습니다.
 
서울시 서대문구 신촌에서 만난 대학생 임주영(24·여)씨도 헌재의 인용 결정이 당연하다고 말했습니다. 임씨는 "(윤씨가) 후보 시절부터 공약보다 무속 논란, 아내와 장모의 주가조작 등 개인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여성가족부 폐지 등 국민들 사이 갈등이 명확해질 어젠다를 끌고 왔다"며 비판했습니다.
 
또 다른 20대는 기각을 예상했습니다.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윤석찬(28·남)씨는 "결과론적으로 민주당의 29번의 탄핵안 중 인용된 것이 하나도 없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북송금은 고도의 통치행위라고 말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이동식저장장치(USB)는 문제 삼지 않으며 대통령의 권한인 계엄은 왜 문제가 된다고 주장하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서울시 서대문구 신촌에서 만난 20대 대학생은 윤석열정부가 국민 갈등을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사진은 서울시 서대문구 신촌 연세대학교 모습.(사진=뉴스토마토)
 
중도보수 선택은 '인용'
 
자신을 '중도보수'라고 밝힌 40~50대가 기각·각하가 아닌 '인용'을 선택한 점도 눈길을 끕니다. 서울시 강남구 소재 대기업에 근무하는 40대 남성 정지훈(가명)씨는 "의도가 어떠했든 계엄령으로 인해 힘든 시기에 국가와 국민을 더 큰 위기로 몰아넣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탄핵 기각은 정치성향을 떠나 중도나 일반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시 영등포구 소재 금융사에 재직 중인 오상훈(50·남)씨는 "법적 요건이 전혀 갖춰지지 않았는데도 무리한 계엄을 저질렀다"며 "헌재가 인용 결정을 내린 뒤 다음 정부에서는 엘리트주의, 사법 카르텔 구조가 혁파되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전통적인 보수 텃밭인 부산에 거주하는 정규택(62·남)씨는 소통이 없던 윤석열정부에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정씨는 "국민 그리고 여야와 소통이 없었다"라며 "정상적으로 탄핵되고 선거 후 새로운 대통령은 국민만 생각하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일명 '태극기부대'로 대표되는 70~80대 내에서도 의견이 갈렸습니다.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김윤희(71·여)씨는 윤씨의 복귀를 희망했습니다. 김씨는 "정치인 다 똑같은데, 하던 사람이 하는 게 낫다"며 "이재명이 싫어서 더 그렇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 은평구 소재 시장에서 채소 장사를 하는 오운영(83·남)씨는 "대통령이 자리를 유지해야 한다. 국민이 뽑은 사람이고 그 뽑은 사람을 마음대로 탄핵시키는 건 맞지 않다"고 목소리 높였습니다.
 
반면 같은 시장에서 방앗간을 운영하는 이완주(74·남)씨는 "계엄 이후로 갑자기 우리나라가 30년은 후퇴했다"며 "사리사욕만 챙긴 정부이기 때문에 지식인들이 각성해서 과거 독재 체제를 극복했던 것처럼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윤석열씨 탄핵심판 선고 결과를 두고 흔히 '보수텃밭'으로 여겨지던 70~80대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사진은 서울 은평구 소재 연서시장 모습.(사진=뉴스토마토)
 
파면·복귀 상관없이"대립·분열 좁혀달라"
 
다만 헌재의 탄핵심판 이후 들어설 정부에게 바라는 점은 똑같았습니다. 대립과 분열의 간극을 좁혀달라는 것입니다.
 
전문직 종사자 이사랑(가명·30, 여)씨는 인용을 예측하며 "적극적인 대화와 허물없는 소통을 통해 뿌리 깊은 대립과 분열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이를 위해 비단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이 사회를 이루는 우리가 모두 깨어있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습니다.
 
기각을 예상한 서울시 강남구 소재 기업에 근무하는 홍동수(가명·35, 남)씨는 "극으로 치달은 좌우를 통합해 주면 좋겠다"며 "자유민주주의에 따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자부심을 느끼면서 살 수 있도록 발전하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이선재 인턴기자 seonjaelee9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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