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대로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관세 타깃은 아니나,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보호주의 색을 극명하게 드러낸 만큼 국내 디지털산업의 입법·정책 추진이 위축될까 우려하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국회 야당을 중심으로는 디지털 주권 훼손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상호관세 부과 방침과 관련된 행정명령을 내렸습니다. 한국에는 25% 상호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이날 한국 디지털 무역장벽에 대해 구체적 언급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일본과 다른 나라들이 설정한 비 금전적 무역장벽이 어쩌면 최악'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업계는 디지털 무역장벽이 추후 협상 과정에서 거론될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도 최근 보고서에서 망 이용 대가 입법 추진, 위치 기반 데이터 국외 반출 제한, 공공 클라우드 보안인증제도(CSAP)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망 이용 대가 법안은 2020년 처음으로 법안 발의가 진행됐지만, 통상 이슈가 얽히면서 지금까지 입법에 속도를 못 내고 있는데 트럼프 정부 내에서 속도를 내기 쉽지 않아 보인다"며 "위치 기반 데이터 문제나 공공 클라우드 인증제도도 국가 데이터와 연관된 문제인데 정부와 우리 기업에 상당한 부담으로 전이될까 걱정된다"고 토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상호관세 부과 발표 행사 중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이 통상 압박 카드로 미국 빅테크에 유리하게끔 국내 규제 완화를 요구해올 경우 디지털 주권이 훼손될 것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특히 국회에서는 입법을 추진 중인 망 이용 대가를 반경쟁 요소로 지목한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인데요. 국내 산업 발전이 저하되지 않도록 정부가 대응력을 키워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김우영 민주당 의원은 미국의 행태가 디지털 주권 내정간섭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 의원은 "브렌던 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빅테크의 기금 납무를 통해 인터넷망 투자 기여를 제안하고 있는데, 한국의 망 이용 대가를 콕 집어 반경쟁적인 법이라고 호도하는 것은 우리의 디지털 주권에 제약을 가하는 요소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국내 ICT 산업 발전이 저해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도 "망 이용 계약 공정화법 논의는 협상력에 우위를 가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국내 인터넷제공사업자(ISP)의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거나, 정당한 계약 자체를 거부한 사례가 이미 있었기 때문에 시작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는데요. 트럼프 정부가 각국 입법부의 독립적 결정 사항에 상호 존중해야 하는 점을 짚으며, 우리 정부도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키웠습니다. 이 의원은 "한덕수 권한대행이 이끄는 현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각 국가의 고유한 입법 권한을 침해하는 것에 대해 신속하고 명징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각국의 입법부가 독립적으로 결정한 사항에 대해 상호 존중하는 것이 국제적 연대와 협력의 기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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