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디케이티, 베트남 공장에 300억원 투자…현금 곳간 관리 '숙제'
삼성전자 AI폰 수요 증가로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 기록
모바일 업황 회복에 제품 수요 증가 영향
높은 원가율 지속·CAPEX 증가에 현금창출력 '주의'
2025-04-07 06:00:00 2025-04-07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4월 3일 10:4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디케이티(290550)가 베트남 지역 신규 공장 설립에 3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고객사를 위한 신규 라인을 확보할 예정이다. 디케이티는 지난해 스마트폰 업황 회복과 전장 사업 다각화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현금 곳간도 충분한 편이나 높은 원가율과 자본적투자(CAPEX)가 지속되고 있어 추가적인 외형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공장 (사진=디케이티)
 
300억원 투자해 베트남 2공장 짓는 배경은?
 
3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디케이티는 신규시설에 300억원을 투자키로 최근 공시했다. 투자금액은 지난해 자본총계 1818억원에서 16.51%를 차지한다. 투자 기간은 올해 4월1일부터 2026년 8월31일까지다.
 
디케이티는 이미 베트남에 생산시설을 갖춘 현지법인 DKT VINA를 종속기업으로 두고 있다. 신규 시설 투자예정지역은 베트남 빈푹성 빈옌시로 베트남에 제2공장을 짓게 되는 셈이다. 디케이티는 베트남에 두 번째 생산 라인을 마련해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신규 라인을 구축할 전망이다.
 
디케이티가 생산 규모를 늘리는 이유는 최근 모바일 업황 회복으로 제품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디케이티는 역대 최대 매출인 403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3년 2802억원보다 43.94% 증가한 수치다. 기존 역대 매출을 기록했던 지난 2022년 3635억원보다도 10.95% 큰 금액이다. 이처럼 실적 호조를 기록한 것은 특히 스마트폰 품목 매출이 지난해 2215억원으로 전년 1632억원보다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와치 품목 매출도 지난해 148억원으로 전년 107억원보다 38.81% 증가했다.
 
디케이티는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에 탑재되는 연성인쇄회로실장(FPCA)을 주력 제품으로 삼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005930)로 디케이티는 갤럭시 모델에 적용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용 FPCA를 대량으로 공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삼성전자가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는 AI폰 갤럭시S24를 출시하면서 수요는 더 늘어났다. AI폰의 경우 필요로 하는 부품 개수가 기존 것보다 10%가량 많아 FPCA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업황이 개선된 점도 거들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12억2400만대로 전년보다 4.9% 증가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연간 출하량은 약 2억2430만대(14.33%)로 1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지난해 전장 부문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매출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디케이티는 자동차 전장 모듈 FPCA도 만들고 있다. 지난해엔 기존 LG전자(066570) 전장용 스마트폰 무선충전기를 공급했던 업체의 생산물량을 일부 받아오면서 전장 품목 제품 매출이 571억원에 달했다.
 
디케이티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현재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고객사별로 전용 라인을 구축할 필요성이 있어서 추가 투자를 진행하게 됐다”라며 “현재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위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스펙이 올라가면서 실장하는 난이도와 부품의 개수도 증가하면서 ASP가 상승한 측면이 있다. 전년보다 스마트폰 업황도 개선되면서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현금 곳간 충분하지만투자 지속에 '경고등'
 
디케이티는 현금 곳간도 충분해 당분간 투자 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가율이 지나치게 높아 수익성을 개선하려면 추가적인 외형 확대가 필요할 전망이다. 시설 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매출 호조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현금창출력은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디케이티가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682억원으로 전년 360억원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유동부채도 지난해 1640억원으로 전년 1366억원보다 20.07% 증가했다. 이에 따른 지난해 유동비율은 167.60%로 안정적인 수준이다.
 
다만, 수익성은 지난 4년째 5%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5.72%를 기록해 전년 5.24%보다 증가했지만, 2022년 5.83%와 비교하면 오히려 소폭 줄어든 모양새다. 매출 증가로 영업이익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원가율이 워낙 높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영업이익은 2023년 147억원에서 지난해 231억원으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매출원가는 2534억원에서 3661억원으로 늘어났다. 매출원가율도 2023년 90.44%에서 지난해 90.77%로 상승했다.
 
디케이티는 모회사인 비에이치(090460)에서 연성인쇄회로기판(FPCB)를 공급받고 있다. 표면실장(SMT) 장비를 통해 FPCB 위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나 IC칩 등 각종 부품을 실장한 FPCA를 생산하고 있어 원가율을 줄이긴 다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자본적투자(CAPEX)가 지속되고 있어 현금창출력이 다소 저하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85억원으로 전년 116억원보다 2.45배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유형자산의 취득은 211억원으로 전년 77억원보다 2.74배 증가했다. 이에 잉여현금흐름은 지난해 74억원을 기록해 전년 39억원보다 증가했지만, 지난 2022년 175억원보다는 크게 못 미쳤다. 디케이티는 지난해에도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제품을 다각화하기 위해 신규시설 투자에 2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이에 매출 확대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할 방침이다.
 
한편, 향후에도 AI 스마트폰 수요 증가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생성형 AI 스마트폰 점유율은 꾸준히 성장해 올해 19%에서 2028년 54%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디케이티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현재 투자 곳간은 충분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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