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선박 수수료 추진…해운 불확실성 커져
중국산 선박에 최대 350만달러 부과
미국산 에너지·곡물 수출 차질 우려
업계 반사이익과 불확실성 ‘일장일단’
2025-03-26 13:47:50 2025-03-27 08:26:36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 해운사와 중국산 선박에 입항 수수료 부과를 추진하면서 글로벌 해운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미국 내 반발 의견도 나오는 가운데 국내 해운업계는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불확실성 증가로 해상운임이 하락할 수 있어 대비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미국 롱비치항에서 하역 작업을 진행 중인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26일 업계에 따르면 USTR은 지난 24일(현지시간)에 이어 26일 중국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두고 청문회를 개최합니다. 이번 청문회는 USTR의 수수료 부과에 대해 관련 업계 대표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열렸습니다. USTR은 중국 해운사의 경우 최대 100만달러, 중국산 선박을 보유한 외국 선사는 항구당 최대 150만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할 계획입니다.
 
USTR에 따르면 중국 외 국가 기반 선사라도 중국산 선박 비중이 25% 미만이어야 하고, 향후 2년간 중국에서 선박 주문이나 인도가 없어야 합니다. 세계해운협회(WCS)는 전 세계 선박의 약 98%가 미국 항구 입항 시 수수료 부과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산 선박과 발주 물량을 모두 고려하면 부과 대상에 들어가는 선박은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청문회에서는 수수료 부과로 미국이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에드워드 곤살레스 시보드마린 대표이사(CEO)는 “미국의 조선업을 촉진하려는 노력이 의도치 않게 미국 업체에 피해를 준다면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피터 트리드만 미국 농업운송연합(AgTC) 대표도 “미국 농업 수출 경쟁력이 심각히 손상될 것”이라고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이에 글로벌 해운업계에서는 USTR이 당초 예고한 만큼 중국 선사와 선박에 예고한 수준의 높은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지 못하리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수수료 부과 시 미국 무역뿐만 아니라 미국산 에너지와 곡물의 수출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해운사들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내 해운사들의 중국산 선박 비율이 낮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HMM의 경우 글로벌 해운사 중 중국산 선박을 가장 적은 비율로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운영 중인 중국산 선박도 미국 항만에 입항하지 않아 미국의 수수료 부과에 타격이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김병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전문연구원은 “우리나라 국적 선사 같은 경우 상대적으로 중국 건조 선박이 적은 편”이라며 “실제로 수수료가 부과된다면 대략적으로 100~200달러 정도 운임 경쟁력이 오를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수수료 부과가 현실화되면 해상운임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수수료 부과에 따른 글로벌 물류 혼란이 이어지고, 비용이 늘어나면 물동량이 줄어들어 해상운임도 하락한다는 겁니다.
 
글로벌 해상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1일 기준 1292.75로 지난 1월3일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는 컨테이너선 발주 물량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와 함께 미·중 관세전쟁에 따른 글로벌 교역량이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원가가 오르기 때문에 운임 자체는 상승 요인이지만, 수요 둔화로 해상운임이 떨어질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며 “지금 논의되는 내용들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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