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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3월 13일 17:3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캐피탈 업계가 지난해 이자비용 확대로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다. 운용수익이 늘었음에도 조달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신용등급이 A급 이하로 낮은 곳들은 금리 부담이 여전히 높은 상태다. 올해 기준금리가 인하 흐름이지만 A급은 이자비용 감소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달비용률 상승세 지속…이자마진율·ROA 하락
13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21개 캐피탈사의 지난해 이자비용 합계는 6조8000억원으로 전년도 5조7000억원 대비 19.3%(1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자비용은 회사채 발행과 같이 외부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다. 캐피탈사는 여신전문금융사인 만큼 이자비용 규모가 크고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높다.
과거 금리가 낮았던 시절에 발행한 채권은 만기가 다수 도래한 상황이다. 반면 시장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했던 2022년 하반기 이후 내놓은 건들은 발행 금리가 과거 대비 높은 수준에서 형성돼 이자비용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발행 금리가 하락 추세를 보였지만 만기 도래 채권 대비 신규 채권의 금리 수준은 여전히 높은 편이었다. 그 결과 지난해 평균 조달비용률은 신용등급 AA급이 3.9%였으며 A급은 5.3%를 기록했다. 전년도 대비 각각 0.6%p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 조달비용률은 AA급이 4.0%, A급이 5.4%다. 3분기 누적 대비로는 각각 0.1%p, 0.2%p 올랐다. 조달비용률이 상승하는 폭은 줄어들고 있지만 비용률 자체는 지속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자비용이 증가한 결과, 지난해 순이익은 크게 쪼그라들었다. 운용수익률이 5.9%에서 6.1%로 상승했음에도 높아진 이자비용 탓에 이자마진율이 2.9%에서 2.7%로 하락했다. 업계 합산 순이익은 2조9000억원에서 2조5000억원으로 13.8%(4000억원) 줄었다. 총자산순이익률(ROA)도 1.5%에서 1.1%로 내려갔다. 특히 A급 이하의 경우는 ROA가 1% 미만으로 떨어졌다.
오유나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부진한 업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조달비용 수준이 이익창출력의 핵심 변수 중 하나로 작용했다”라면서 “신용등급별로 보면 A급 이하에서 실적 저하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라고 평가했다.
A급 높은 금리 부담…기준금리 인하에도 불안
조달 여건의 차이는 수익성 개선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신용등급이 AA급으로 우수한 캐피탈사는 채권 발행 금리가 민평금리 대비 낮게 결정되는 ‘언더발행’에 성공하는 등 조달 환경 개선이 A급 대비 뚜렷한 상황이다. 반면 A급은 고금리 여파에서 회복세가 더디다.
올해 1분기 발행 금리 양상을 살펴보면 신용등급 ‘AA-’급이 연초 3.0% 수준에서 형성되다가 2,9%대까지 내려갔다. 신용등급 ‘A+’급은 개별 회사마다 변동 폭이 큰데 3.4%에서 4.1%까지 넓다. ‘A0’급은 금리가 4.5%를 넘어서는 곳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준금리 인하 흐름은 조달 환경 개선에 긍정적이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한차례 인하한 것에 이어 추가적으로 두 차례 정도 더 조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조달비용에 영향을 미치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 이를 고려하면 기준금리가 여러 차례 떨어져도 캐피탈사의 신규 발행 금리 수준이 생각보다 극적으로 떨어지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A급 이하 캐피탈사는 신용 스프레드가 높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지난 1~2월 여신전문금융사채 3년물 스프레드를 살펴보면 A+급이 1월 149.9bp(베이시스포인트), 2월 143.6bp다. 국고채와 그만큼 차이가 난다는 뜻이다.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편이다. AA-급의 경우 각각 61.5bp, 54.1bp 정도다.
캐피탈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캐피탈 산업은 다른 업권에 비해 조달금리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데, 신용등급이 A급 이하인 곳도 다수”라면서 “A급은 특히나 개별 캐피탈사마다 격차가 AA급보다 크다. 신규 발행 채권의 금리가 만기 건보다 낮아지더라도 발행 시기나 차입부채 규모 등을 고려하면 연간 단위 이자비용 감소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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