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보험' 잘나가던 메트라이프, 금감원 경보에 화들짝

불완전판매 우려에 내부통제 강화

 

[뉴스토마토 임지윤 기자] '달러(외화) 보험'에 강점을 지닌 메트라이프생명보험이 금융당국의 소비자 경보에 고민이 커졌습니다. 환율 급등으로 잘나가던 달러 보험의 열기가 식을 수 있어서입니다. 

 

26일 메트라이프생명 홈페이지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달러 보험 계약자 적립금은 총 504억5092만원입니다. 달러 보험은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수령이 미국 달러로 이뤄지는 상품입니다. 지금처럼 달러 가치가 상승할 때 인기가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월 외화 보험 판매 건수는 7785건으로 1년 전 1060건 대비 7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불완전판매 우려가 여전합니다. 환율이 떨어지면 해약환급금이 납입 원금보다 적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데, 이에 대해 소비자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금감원은 전날 환율 상승 기조로 인기를 얻고 있는 달러 보험에 대해 '주의' 등급의 소비자 경보를 내렸습니다. 

 

메트라이프생명도 대응에 나섰습니다. 지난 14일 열린 주주총회에선 '이사회 내 내부통제 위원회 신설'을 정관에 새로 기입하는 안건을 결의하기도 했습니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그동안 임원 중심의 내부통제 위원회를 운영해 왔으나 금융회사 지배 구조 법률 개정에 따라 정관 개정한 것"이라며 "내부통제 및 감독 기능을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에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까지 이뤄지며 대부분 생명보험사는 시장에서 달러 보험을 철수했습니다. 2022년 무렵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은 추진하던 달러 보험 계획을 철회했고 삼성생명, 신한라이프, KDB생명, iM라이프(옛 DGB생명), 하나생명 등도 달러 보험 판매를 중지했습니다.

 

미국계인 메트라이프생명과 홍콩계인 AIA생명만이 달러 보험 라인업을 계속 확대하고 있고, 국내 보험사 중에선 현재 KB라이프생명이 유일하게 달러 보험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 메트라이프 본사 전경. (사진=메트라이프생명보험)

 

임지윤 기자 [e-mail]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