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 이어 미래에셋 대표 연임…주총 앞둔 증권사 인사 촉각
호실적 증권사 CEO 연임 무난
사법리스크·실적 부진 악재에 불투명한 곳도
2025-02-21 15:09:54 2025-02-21 15:56:15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미래에셋증권과 교보증권이 지난해 호실적을 바탕으로 대표이사 연임을 확정하며 안정적인 리더십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반면, 실적이 부진한 일부 증권사들은 연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주요 증권사 수장 대부분이 오는 3월 임기 만료가 예정돼 인사에 촉각이 집중됩니다.
 
미래에셋·교보증권, 호실적에 CEO 연임
 
(그래픽=뉴스토마토)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006800)은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을 각각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추천했습니다. 지난 2023년부터 공동 부회장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두 부회장의 임기는 3월까지입니다. 다음 달 27일에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되면 같은 날 열리는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로 선임될 예정입니다.
 
임추위는 두 대표를 다시 추천한 배경을 두고 "김미섭 부회장은 2023년 취임 이후 지난해 인도 증권사 '쉐어칸'을 성공적으로 인수했으며 허 부회장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해외주식 잔고와 연금자산 각 40조원을 넘기는 등 경영역량을 검증 받았다"며 "회사의 혁신과 지속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교보증권(030610)도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고 이석기 대표의 세 번째 연임안을 의결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 대표의 연임은 다음달 말 열리는 정기주총에서 확정됩니다. 교보증권은 현재 박봉권·이석기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됩니다. 각자대표 임기는 2년이며 박 대표는 작년 3월 주총에서 세 번째 연임을 확정지었습니다.
 
두 회사의 대표 연임은 지난해 호실적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래에셋증권의 두 부회장은 지난해 2년 만에 '1조 클럽' 증권사로 재입성시킨 성과를 인정받은 분위기입니다.
 
교보증권의 경우 지난해 랩신탁 돌려막기 중징계 예고로 이석기 대표의 연임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왔는데요. 최근 금융당국의 제재가 예상보다 낮았고, 회사는 좋은 실적을 거둬 이 대표의 연임이 어렵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1163억원 등 좋은 실적을 냈습니다.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의 지분율이 84%에 달하는 만큼 이번 연임안은 주총에서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적 부진한 중소형사, 연임 불투명 
 
앞서 김성현·이홍구 KB증권 대표와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은 지난해 연말 인사를 통해 올해 연임이 확정됐습니다. 황준호 다올투자증권(030210) 사장은 새 대표가 내정돼 내달 자리에서 물러날 전망입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도 3월 임기가 만료되는데요. 통상 한국투자증권은 지주회사와 계열사들이 함께 인사를 내는 연말에 발표하지 않으면 연임으로 여겨집니다. 또한 실적에서도 1위를 차지한 만큼 연임이 확실시됩니다.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부회장도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지만 최대주주 일가로 연임이 확실한 상황입니다.
 
다만 실적이 악화한 중소형사의 경우 대표직 연임 여부가 불확실합니다. 3월 말 임기 종료를 앞둔 전문 경영인 중 △한두희 한화투자증권(003530) 대표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 △김원규 LS증권 대표 △전우종·정준호 SK증권(001510) 각자대표 등이 연임이 불확실한 것으로 거론됩니다.
 
특히 최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와 배임 방조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기소된 김원규 LS증권 대표는 연임이 불투명합니다. LS증권의 지난해 실적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4.3% 감소한 218억원에 그쳐 LS증권 출범 원년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김 대표가 무혐의로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는 경우라도 실적 악화 등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옵니다.
 
한두희 한화투자증권 사장도 연임 여부가 불확실합니다.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87.4%나 급감한 영향인데요. 다만 한 사장이 대표로 재직했던 2023년 좋은 실적을 냈고, 지난해 실적 감소의 원인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반영에 따른 일시적인 것이어서 연임에 무게를 싣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밖에 지난해에도 영업손실 1090억원을 기록, 2022년부터 4년째 계속된 수익 악화를 막지 못한 전우종·정준호 SK증권 사장도 연임이 불투명합니다.
 
반면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는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연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충당금 적립이 줄고 투자은행(IB) 부문이 뒷받침해준 덕분에 순이익이 45% 넘게 증가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적이나 사법리스크가 연임 여부에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사실 대주주의 판단이 제일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