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5%가 만드는 혁신의 숲
2025-02-20 06:00:00 2025-02-20 09:01:59
중소·벤처·스타트업(중벤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민첩한 조직 문화를 바탕으로 기존 전통 산업이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신기술과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3년 기업 생멸' 조사에 따르면 국내 신생 기업의 1년 생존율은 64.9%, 5년 생존율은 34.7%에 불과하다. 미래 산업의 씨앗이 싹을 틔우기도 전에 시들어가는 것이다. 
 
국가 경제의 지속적인 활력을 위해서는 중벤스 생태계에 대한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뉴스토마토 K-정책금융연구소는 법정기금 운용액 일부를 중벤스에 의무적으로 투자하도록 하는 법 개정을 제안했다. 2025년 기준 68개 법정기금의 운용 규모는 약 955조원에 달하는데, 이 중 5~10%를 혁신 기업 육성에 투입하자는 것이다. 이는 기금의 재정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창업 생태계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때 자금 투입만으로는 중벤스의 성장을 보장하기 어렵다. 현재 대부분의 중벤스는 사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때문에 글로벌 진출에 필요한 전문 인력 확보, 해외 마케팅 역량 강화, 현지 규제 대응 노하우 구축 등이 필수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기금법 개정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성장 단계별로 맞춤형 멘토링과 컨설팅을 제공하고, 해외 네트워크 확장을 위한 전략적 지원 프로그램이 병행돼야 한다. 이를 통해 혁신 기업이 기술 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종합적인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중벤스 육성은 단순히 몇몇 기업을 살리는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와 직결된 핵심 과제다.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과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중벤스의 도전과 혁신을 지원할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 특히 저성장과 초고령화라는 구조적 난관을 극복하는 데 있어 중벤스가 제시할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은 중요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공적 자금이 중벤스 성장에 마중물 역할을 해준다면 민간 자본이 뒤이어 유입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혁신 기업이 스케일업에 성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다. 결국 중벤스의 성장은 한 국가가 미래 산업을 어떻게 설계하고 지원하는지를 보여주는 척도다. 대한민국 경제의 도약을 위해서는 중벤스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필수 조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승주 정책금융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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