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신태현 기자] 윤석열씨 취임 이후 대통령실로 파견된 적이 있는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가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했습니다. 박 직무대리는 서울경찰청이 담당하는 내란 관련 수사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국회는 이날 행안위 전체회의를 열고 박 직무대리를 출석시켰습니다.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가 출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당은 박 직무대리의 '고속 승진' 이력과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행적, 정치적 편향 의혹 등에 대해 질의했습니다.
이광희 민주당 의원은 "완전히 '초고속 엘리베이터 승진'"이라며 "도대체 어떤 능력이 있었던거냐"고 물었습니다.
박 직무대리는 "인사 관련해서 따로 드릴 말씀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 의원이 "'김건희 인사' 맞느냐"고 재차 질의하자 박 직무대리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같은 당 이해식 의원은 "(조기 대선 있을 경우) 선거에서 엄정 중립을 지킬 수 있겠느냐"며 "내란 관련된 수사를 서울경찰청이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고 질문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 직무대리는 "공정한 대선 관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일련의 수사사항들이 법과 원칙에 따라 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박 직무대리는 윤씨가 20대 대선에 당선된 후 2022년 5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이듬해인 2023년 1월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에 파견됐습니다. 그리고 그해 9월 치안감으로 승진, 경찰청 치안정보국장이 됐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으로 이동한 후 지난 5일 치안정감으로까지 승진했습니다.
박 직무대리는 평균적으로 6년10개월 소요되는 경무관 승진을 6년1개월, 평균 1년11개월 걸리는 치안감 승진도 9개월 만에 했습니다. 경무관부터 치안정감까지 세 단계 승진에 평균(3년)보다 크게 빠른 2년1개월 밖에 걸린 겁니다.
아울러 박 직무대리는 12·3 비상계엄 당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 임정주 경찰청 경비국장 등과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 내란에 관련됐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1월1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사진=뉴시스)
야당과 달리 여당은 박 직무대리를 감싸는데 주력했습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하나의 어떤 상황을 바라볼 때는 나름대로 잣대 일관성이라든지 그런게 있어야 한다"며 "경찰 국수본부장은 체포조 관련해서 상당한 혐의 받지 않느냐. 압수수색도 실시됐지만, 협조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어 "단순한 참고인으로 집에서 계엄 사실을 알게 된 사람을 주요 업무 종사자 혐의가 짙다는 쪽으로 (몰고 간다.)"며 "상황 보고를 받거나 현장에 지시할 권한이나 능력이 아무것도 상황이 아니지 않느냐. 일방적으로 기준을 가지고 몰아붙이는 상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당 이성권 의원도 "민당 포함한 야당 의원들의 경찰청 인사에 대해서 도를 넘는 비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경찰 길들이기' 혹은 대국민적인 신뢰 붕괴를 의도한 게 아닌가"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재인정부 때 경무관에서 치안감으로 승진한 걸 보면 빠른 경우는 1년4개월, 1년5개월 걸린 사례가 있다"며 "문재인정부 시절 국정상황실에서 근무했던 경무관들이 치안감으로 빠른 속도로 승진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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