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태영건설, 구조조정 효과 가시화…워크아웃 졸업 '청신호'
2024년 영업이익·순이익 흑자전환…턴어라운드 성공
잠정 부채비율 756%…PF 사업장 정리 통한 부채 경감 계획
2025-02-19 06:00:00 2025-02-19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4일 18:2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태영건설(009410)의 ‘워크아웃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5월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에 돌입한 이후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와 운영 현장들의 수익성 개선 작업에 집중하며 턴어라운드를 달성한 것이다. 이 같은 성과에 워크아웃 조기 졸업도 기대되고 있다.
 

태영건설 여의도사옥.(사진=태영건설)
 
1년 만에 턴어라운드…고강도 구조조정 성과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6903억원, 영업이익 1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3년(매출 3조3529억원, 영업손실 4045억원)과 비교해 매출은 19.7% 감소했지만, 4000억원 이상이던 영업손실을 만회했다.
 
또한 같은 기간 1조4569억원에 달했던 순손실도 430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실제 지난 2023년 태영건설이 책임준공 등 신용보강을 제공한 PF 사업장들의 우발채무를 실제 채무로 집계하며 1조원 넘는 손실을 반영한 바 있다.
 
지난해 대규모 사업장 준공으로 매출이 감소했지만, 2023년 대규모 손실을 반영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증가했다고 태영건설 측은 설명했다.
 
채권단협의회는 지난해 태영건설에 무상감자와 핵심 자산 매각, 부실 PF 사업장 정리 등 고강도 자구안을 요구했다. 태영그룹은 ‘알짜 계열사’로 꼽히는 폐기물 처리 기업 에코비트를 지난해 8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2조700억원에 매각했고, 블루원이 소유하고 있던 골프장 4곳을 매각해 3000억원을 확보했다. 또 태영그룹 여의도 사옥 역시 2251억원에 매각했다.
 
지난해 6월에는 대주주 100대 1, 소액주주 2대 1 비율로 무상감자도 단행했다. 이에 따라 기존 201억원이던 태영건설의 자본금은 60억원으로 줄어든 바 있다. 이어 출자전환을 위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도 진행했다.
 
지난 2023년 자본총계가 –5617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며 지난해 3월 주식거래가 정지되기도 했지만, 상반기에 자본잠식을 해소하면서 같은 해 10월부터 주식거래도 재개됐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태영건설의 자본총계는 5733억원을 기록 중이다.
 
놓을 수 없는 정상화 고삐…부채비율·PF 사업장 '숙제'
 
이로 인해 태영건설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지난 2023년 말 –1154.1%에서 지난해 3분기 747.7%로 개선됐다. 2023년 부채비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당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있던 재무상태 탓이다. 그러나 여전히 부채비율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잠정 실적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5023억원, 부채총계는 3조7974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756.0%로 지난해 3분기(747.7%)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통상 기업의 적정 부채비율이 200%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이다.
 
 
또한 부실 PF 사업장들의 조속한 정리 역시 워크아웃 조기 졸업을 위해 태영건설이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태영건설이 보유한 PF 사업장은 총 59곳이다. 현재 전주에코시티15블록 등 10개 사업이 PF 대출 상환과 시공사 교체 등을 통해 보증면탈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개별 사업장들의 경우 대주단과 협의해 사업 지속 혹은 정리에 관한 의사결정을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 PF 사업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서울 마곡지구 ‘원그로브(CP4)’ 매각이 성사되면서 큰 짐을 덜어내게 됐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조5000억원 규모 책임준공을 약정하고 있다. 아울러 본PF에 대한 3592억원의 보증을 제공했다. 지난해 준공을 앞두고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사태가 본격화하면서 대주단과 갈등을 겪은 바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과 이지스자산운용 펀드 등이 원그로브를 약 2조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태영건설의 큰 PF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연금, 이지스자산운용이 약 8200억원의 자본을 투입했고, 1조9000억원은 대출로 조달했다. 신한은행이 약 1조원 등 다수의 은행·보험사들이 대주단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그간 PF 사업장들의 리스크를 충당부채 등으로 설정하며 많은 부채가 계상됐다”면서 “부실 PF 사업장이 수습된다면 충당부채 환입을 통해 부채총계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