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6월 24일 15:3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한샘(009240)의 자사주 소각이 전망되는 가운데 향후 지분 변동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2023년 김유진 대표이사 취임 이후부터 현재까지 수익성 개선세가 이어지며 주가 회복을 노리고 있지만,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관한 입법이 추진되고 있어 의결권을 둔 주주 간 지분 다툼이 예상되는 것이다.
한샘 본사.(사진=한샘)
업황 부진에도 장밋빛 실적 전망…주가도 ‘상승세’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올해 연결 기준 매출 1조9450억원, 영업이익 38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22.1%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한샘은 지난 2022년 3분기 경기 침체 여파로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3개 분기 만인 2023년 2분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같은 해 8월 IMM프라이빗에쿼티(PE) 출신 김유진 대표이사가 선임된 이후 회사의 수익성이 더욱 개선됐다.
실제 2023년 연결 기준 1조9669억원이던 한샘의 매출은 지난해 1조9084억원으로 약 600억원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억원에서 312억원으로 1500% 이상 늘었다. 증권업계가 예측한 올해 한샘의 영업실적 컨센서스(매출 1조9450억원, 영업이익 381억원)는 이 같은 수익성 개선세의 지속을 의미하는 것이다.
실제 한샘은 최근 이사회 결의를 통해 김유진 대표집행임원의 재선임을 공시한 바 있다. 2년 임기 만료에 따른 재선임으로, 다음 임기는 오는 8월1일부터다.
이에 올해 2분기 들어 한샘의 주가도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 4월9일 3만64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지만, 2개월 만인 6월9일에는 4만7200원으로 저점 대비 29.6% 상승했다. 이날 현재 한샘은 4만4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샘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주택 거래 회복 지연 등 외부 변수에도 불구, 핵심 제품 중심의 선망성 제고와 고객 경험 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실적 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사주 비율 29%…소각 압박 커진다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에도 한샘이 우려할 만한 변수가 등장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추진되고 있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정책이다.
올해 1분기 기준 한샘 지분은 △하임 유한회사 18.95% △하임1호 유한회사 1.3% △하임2호 유한회사 15.19% △테톤 캐피탈 파트너스 14.8% △국민연금공단 5.1% △자사주 29.46% 등으로 구분된다. 하임 유한회사는 아이엠엠로즈골드4사모투자합자회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IMM PE가 해당 사모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한샘의 지분은 35.44%다.
IMM PE는 지난 2021년 12월 한샘의 창업주 조창걸 전 회장 등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27.7%를 주당 22만1000원, 총 1조4513억원에 최초 인수했다. 이어 2023년 3월 IMM PE는
롯데쇼핑(023530)과 협력으로 공개매수를 통해 주당 5만5000원, 총 1000억원에 한샘의 지분 7.7%를 추가 확보했다.
문제는 최근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관한 정책의 입법이 진행 중인 점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자사주 소각 계획 의무 공시 상장사 범위 확대 △자사주 보유 비중 1% 이상시 공시 의무 등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방침’을 국정기획위원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전체 발행 주식 수가 감소하면서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은 상승한다. 이에 ‘기업가치 제고’ 방안으로 활용되곤 한다. 그러나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는 ‘무효표’인 탓에 다수의 기업들이 최대주주의 지배력 확대 수단인 동시에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에 자사주 소각이 현실화한다면 향후 2대 주주인 테톤 캐피탈 파트너스의 경영참여 시도가 다시 한번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테톤 캐피탈은 지난 2021년 IMM PE가 한샘 지분 27.7%를 인수한 이후 경영권 행사 준비 저지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2022년 3월 한샘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테톤 파트너스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의 선임이 부결된 이후 현재까지 IMM PE가 경영권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자사주 소각 시 IMM PE는 물론, 테톤 캐피탈의 의결권 지분 역시 확대되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자사주 소각이 향후 IMM PE의 투자금 회수(엑시트)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 IMM PE는 지분 35.44%를 확보하기 위해 투자한 금액은 약 1조5000억원을 상회한다. 이날 기준 한샘의 시가총액은 1조437억원에 불과해 당분간은 기업가치 제고에 힘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이 같은 정책 환경 변화 전망 속에서도 한샘 측의 뚜렷한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자사주 소각에 관해선 어떠한 계획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