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어디서 찾나…불황에 유통가 M&A '안갯속'
지난해 악재 가득했던 이커머스사업
매각 길어지는 11번가…수익성에 초점
티몬·위메프, 채무 변제 위한 M&A
오프라인에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물로
2025-02-07 17:01:50 2025-02-07 19:15:49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진 유통업계의 사업 매각 시도가 올해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 성장률 추가 하락을 내다볼 만큼 국내 경기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미래 성장성이 뚜렷하지 않은 사업을 인수할 매수자는 없기 때문입니다.
 
7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11번가를 비롯해 티몬과 위메프가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언급된 11번가의 매각 작업은 해를 넘겼습니다. 새벽배송 업체 오아시스가 현금 대신 지분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11번가 인수 의사를 타진한 바 있으나 무산된 뒤 인수 희망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한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주도했던 11번가는 중위권으로 밀려났는데요. 공정거래위원회 자료를 보면, 2022년 기준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11번가의 점유율은 7%로 쿠팡(24.5%), 네이버쇼핑(23.3%), G마켓(10.1%)에 이어 4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동안 기업가치도 크게 떨어졌습니다.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5000억원을 유치했던 지난 2018년 11번가는 2조7000억원으로 평가받았지만 현재 기업가치는 5000억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11번가는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지난해 1~3분기 11번가는 52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전년 동기(910억원)와 비교하면 적자가 줄었습니다. 마케팅 효율 개선과 비용 절감 등으로 6분기 연속 손익을 개선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지난해 7월 발생한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무너진 티몬과 위메프는 채무 변제를 위해 매각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티메프를 통해 물건을 팔았으나 판매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피해 업체는 4만8000여개에 이르고, 피해액은 1조3000억원에 달합니다.
 
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방법이 M&A인 만큼 티메프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최근 서울고등법원에 회생 계획안 제출 기한 연장을 신청했습니다. M&A 체결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서입니다. 4월 말까지 매각을 마무리 짓는 것이 목표입니다. 인수에 관심을 보인 기업은 총 3곳입니다. 이 중 하나인 중국 국영 중핵집단유한공사(중핵그룹)는 연락이 끊겼고, 나머지 2곳은 국내 기업으로 전해집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이미지. (사진=홈플러스)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는 홈플러스가 기업형 슈퍼마켓(SSM)사업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인수자를 찾고 있습니다. 근거리에서 저렴하게 장을 볼 수 있는 SSM이 각광받고 있긴 하나, 전반적인 오프라인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매각 진행이 녹록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지난해 7월 홈플러스는 익스프레스 매각 추진에 대해 "홈플러스가 생존을 넘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지 중 하나로 고려 중"이라며 "매각대금은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재원과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만 따로 떼어 매각하는 것에 대해 노조와 사측이 이견을 보이면서 갈등을 빚기도 했습니다.
 
올해 내수 시장 한파가 더욱 매서워진 상황에서 유통기업들의 매수자 물색은 난망하다는 게 업계 시각입니다. 이커머스의 경우 초저가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위협과 티메프 사태로 인한 신뢰도 하락 등 지난해 유난히 악재가 많았습니다. 오프라인 채널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온라인에 입지를 빼앗긴 부분이 큽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은 지난해보다 경제 성장률이 더 낮아지는 경기 하강기에 있다"며 "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변화를 맞이한 점도 유통산업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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