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한파 뚫고 정비사업 '마수걸이' 수주 잇따라
삼성물산·GS건설 등 마수걸이 수주 성공…1월에만 3조원 넘겨
한남4 이어 성남·강남·잠실서 경쟁 수주 예고
건설 한파 속 '안정적 먹거리' 도시정비수주 관심 커져
2025-02-03 15:59:46 2025-02-03 18:10:28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정세불안과 신동아건설의 법정관리 신청 등 건설업계가 연초부터 격랑에 휘말리는 가운데 주요 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하며 한숨을 돌렸습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GS건설,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등은 지난달 서울과 부산 주요 도시정비사업장 시공권을 따냈는데요. 이들이 수주한 금액만 벌써 3조원을 넘겼습니다. 특히 최근 2~3년 간 보기 드물었던 경쟁 수주전도 활발히 펼쳐지는 양상인데, 이 달에도 성남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시작으로 주요 사업장에서 건설사 간 격전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달 10일 대구 수성구 만촌3동 재개발사업 수주권(사업비 3929억원)을 따냈습니다. 이어 지난달 18일 서울 중랑구 중화5구역 공공재개발 사업(6498억원)과 부산 수영구 수영1구역 재개발 사업(6374억원)을 연이어 수주했습니다. 3개 사업지를 합한 사업비는 1조6800억원에 달합니다.
 
서울 구로구 일대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송정은 기자)
 
여기에 지난달 23일에는 사업비 6275억원 규모의 서울 관악구 봉천14구역 재개발 사업 수의계약 입찰에도 단독 참여하면서 추가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또 잠실 노후 단지 재건축사업의 시발점이 될 잠실주공 1·2·3차 재건축(1조6934억원) 사업 참여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잠실주공 1·2·3차 재건축 사업지에서는 업계 1위 삼성물산과 맞대결이 유력하게 점쳐집니다. 
 
GS건설 관계자는 "잠실 우성 1,2,3단지 재건축은 당사가 오랫 동안 관심을 가진 사업장"이라며 "또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등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도 관심있게 지켜 보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의 기세도 매섭습니다. 삼성물산은 현대건설과 경쟁 끝에 지난달 18일 연초 최대 관심지였던 한남4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따냈습니다. 삼성물산은 이외에도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1조5139억원)과 잠실주공 1·2·3차 재건축 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두 사업지 모두 오는 3월 입찰을 마감합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주요 사업지의 종합적인 입찰 조건을 검토해 적극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4조7191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2위에 오른 포스코이앤씨도 연초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습니다. 포스코이앤씨는 서울 광진구 상록동 '상록타워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는데요. 총 사업비는 1560억원입니다.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4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4조원을 넘기며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올해는 성남시 성남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사업비 약 8900억원)을 놓고 두산건설과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포스코이앤씨는 해당 사업지 단지명을 '더샵 마스터뷰'로 제안하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조합원 분담금을 줄이기 위한 금융 솔루션과 경관의 가치를 더하는 '그랜드슬롭(GRAND SLOPE)'에 가장 큰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습니다. 
 
포스코이앤씨와 경쟁하는 두산건설도 다소 체급차이가 난다는 전망을 뒤집기 위해 분투하고 있습니다. 두산건설은 자사 하이엔드 주거브랜드인 '더 제니스(The Zenith)'를 조합 측에 제안했습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조합에 파격적인 조건을 제안하기 위해 전사 차원의 TF를 구성했다"며 "대표이사가 조합원분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며 수도권의 랜드마크로 만들기 위한 강한 수주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11일 서울 용산구 일원 신용산역 북측 제1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을 수주했습니다. 지하 7층~지상 38층, 3개 동 324가구 부대 복리시설을 새롭게 조성하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3522억원 규모입니다. 
 
올해 사명을 변경한 BS한양도 지난달 19일 중랑구 면목역2의1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했습니다. 사명 변경 이후 첫 서울권 도시정비사업 수주입니다. 
 
한편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를 기록했던 현대건설은 아직 마수걸이 수주를 개시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지난해에도 첫 수주를 3월에 성공했던 만큼 향후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 등에서 행보를 주목할 만합니다.
 
서울 구로구 일대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송정은 기자)
 
전문가들은 올해 건설업황이 고금리와 대출규제, 정세불안과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대외변수 등으로 적어도 상반기까지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때문에 자금 여력이 있는 대형사들은 수주 잔고를 채울 수 있는 도시정비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시정비사업의 경우 조합원 물량 비중 등의 특성을 고려하면 기수요가 존재해 상당히 안정적인 사업"이라며 "정부의 SOC 예산 감소로 건설 연관 제반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는만큼 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도시정비사업 진출 움직임이 더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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