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격차로 캐즘 정면돌파…배터리 3사 R&D 투자 확대 전망
업황 부진에도 역대 최대 규모 투자
기술 격차로 시장 정면 돌파 노림수
전고체 배터리·ESS 등 개발 속도 내
2025-01-31 15:03:01 2025-01-31 15:03:01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이명신 인턴기자] 국내 배터리 3사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인한 부진한 실적에도 역대 최대 수준의 연구개발(R&D) 투자를 집행했습니다. 중국발 공급과잉,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업계 불확실성이 크지만, 꾸준한 투자로 기술 격차를 확보해 시장을 정면돌파한다는 계획입니다.
 
삼성SDI가 지난해 '인터배터리 2024'에서 공개한 전고체 배터리. (사진=삼성SDI).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도 R&D 투자를 늘렸습니다. 삼성SDI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1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2.6% 줄어든 16조5922억원을 기록한 와중에도 R&D 투자를 늘린 것입니다.
 
삼성SDI는 3년 연속 1조원이 넘는 금액을 R&D 투자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2022년 1조763억원에서 2023년 1조1363억원, 지난해 1조3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삼성SDI는 배터리 3사 중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삼성SDI는 2023년부터 주요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공급해왔는데요. 지난해에는 공급 대상 고객사를 5곳으로 확대했습니다. 오는 2027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한다는 목표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지난해 R&D 비용이 역대 최대치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연구개발비가 2023년 R&D 투자액인 1조373억원보다 6% 늘어난 1조1000억원 수준으로 전망했습니다. 2023년 처음으로 R&D 투자액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투자를 지속하는 모습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 양산을 목표로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올해 파일럿 라인을 구축해 상용화를 위한 초석을 다질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기존 파우치형 배터리에서 보유한 다양한 기술을 바탕으로 핵심 고객사인 제너럴모터스(GM)와 전기차용 각형 배터리 개발을 추진 중입니다.
 
SK온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급감하면서 투자 여건도 악화됐지만, R&D 투자액이 2023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SK온의 2023년 R&D 투자액은 3006억원인데요. 앞서 SK온은 지난해 3분기까지 2104억원을 R&D에 투자했습니다.
 
SK온은 고분자-산화물 복합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입니다. 각각 2028년과 2029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올해 하반기 대전배터리연구원에서 건설 중인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를 완공할 예정입니다. 최근에는 국내 대학 기관과 함께 진행한 전고체 배터리 연구 성과를 유명 학술지에 연달아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업황이 부진한 와중에도 R&D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기술 격차로 업계 불황을 정면돌파하기 위해서입니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은 전기차가 주류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성장동력을 확보해 향후 수요 회복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는 전략입니다. 이외에도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캐즘 이후 성장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부진해도 연구개발을 통해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이명신 인턴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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