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노위 질타에 강한승 쿠팡 대표 "사회적 대화 참여, 결론 성실 이행"
'택배 심야노동 개선' 청문회 열려
근로 여건 개선 약속한 쿠팡
여야, 트럼프 취임식 간 김범석엔 '뭇매'
2025-01-21 16:49:24 2025-01-21 18:21:04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강한승 쿠팡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택배노동자 심야노동 등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청문회'에서 사회적 대화를 통해 심야노동에 대한 해법이 도출되면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발언했습니다.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개최한 청문회에는 강 대표를 비롯해 홍용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대표,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대표가 증인으로 참석했습니다.
 
이번 청문회는 쿠팡 물류센터 근무자와 배송기사의 심야노동에 대한 현황과 문제점을 짚고, 사측의 대책을 듣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오전 질의에서 강 대표는 기본적인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김태선 민주당 의원이 "최근 5년 동안 쿠팡에서 일하다 숨진 노동자가 몇 명인지 파악하고 있느냐"고 묻자, 강 대표는 말끝을 흐리며 제대로 답하지 못했습니다. 김 의원이 "그럼 작년에 몇 명이 죽었느냐"고 다시 질문하자, 강 대표는 옆자리를 쳐다보기만 했습니다.
 
김 의원은 "(사망자는) 5년 동안 19명, 그중에서도 야간 노동자가 12명으로 60%가 넘는다"며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쿠팡 3사(쿠팡·CFS·CLS)의 산업재해율은 2.12%다. 1년 동안 100명의 노동자 중 2명의 노동자가 항상 다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쿠팡의 여러 현안 중 핵심은 과로사와 노동 강도로, 365일 연속적으로 고정적으로 야간 노동을 하는 문제가 계속 지적돼 왔다"면서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사회적 테이블을 만들면 동참하고, 거기서 나온 합의안이 도출되면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다그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심야노동 문제 질타에 강 대표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도출되는 결론에 대해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답했습니다.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 (왼쪽부터)강한승 쿠팡 대표, 홍용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대표,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대표. (사진=김성은 기자)
 
쿠팡의 배송 자회사인 CLS에 대한 공세도 이어졌습니다.
 
배송기사들은 배송 차량이 나가기 전 택배를 분류하고 차에 짐을 싣는 '상차 분류' 작업으로 인한 노동 강도 가중을 호소해 왔는데요. 상차 분류는 배송기사들의 업무가 아니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고, 쿠팡 측도 이를 인정했지만 해법 마련은 아직입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강민욱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상차 분류 작업에) 하루 3시간 24분이 소요된다. 대부분 6일 근무한다고 했을 때 20시간 가까운 노동을 공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배송 나가기 전 분류 작업에서 녹초가 되지만, 쿠팡이 만들어 놓은 배송 마감시간 때문에 더욱 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실태를 전했습니다.
 
또한 박해철 민주당 의원은 "결국은 야간 장시간 노동은 무조건 산재로 이어진다"라며 "직고용(종사자)은 악천후 때 근무하지 않는 반면 특수고용은 77%가 근무를 한다. 이 두 가지 부분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습니다.
 
홍용준 CLS 대표는 "현장 종사자의 의견을 수렴해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이른바 '공짜 노동'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약속한 동시에 "악천후 시 안전에 관한 부분에 대해 보완할 게 있으면 보완하겠다"고 했습니다.
 
한편 쿠팡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 또한 청문회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습니다. 이에 여야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청문회 대신 취임식에 간 김 의장을 질타하기도 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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