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해제 기대감에 '들썩'…갭투자 우려도
2025-01-21 15:37:23 2025-01-21 17:25:47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예고하면서 강남권 일대 부동산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2년 실거주 의무가 없어지면서 갭투자와 갈아타기 등의 수요도 예상됩니다. 다만 대출 규제와 높은 전셋값으로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대해 해제 가능성을 검토 중입니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달 14일 주최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는 방안을 상당히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생각을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정 해제는 개발 기대감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는 곳보다는 지역을 세분화해 핀셋 지정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토허제 해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호가가 오르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토허제 얘기가 나온 이후 집주인들이 전화해 2억씩 올리고 괜찮은 물건은 빠진 상태"라면서 "집을 내놨다가도 보러 온다는 연락을 몇 번 받자 보류하기로 마음을 바꾼 집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보이는 잠실주공 5단지 아파트단지. (사진=뉴시스)
 
토허제가 해제되면 수요가 몰려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가격이 급등하고 투기가 만연했을 때 그 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나오는 게 토허제인데 반대로 해제를 하면 투기 수요가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라며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은 전보다 거래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강남은 양극화가 심화해 언제든 투기 수요가 들어올 여지가 있으며, 서울은 현재 시장이 안정됐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에 과연 해제하는 게 옳은지에 대해선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가 되는 상황에서 해제를 서둘러야 할 이유는 없다"면서 "부동산 시장이 전보다 침체됐다고 하지만 해당 지역에서는 언제든 살아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를 거친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대출 규제가 유지되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있습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토허제 해지 검토 발표 이후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고 있지만, 매수자들이 발을 빼고 있어서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투기 수요는 많은 시세 차익을 노리기 때문에 호가가 오른 분위기에서 들어가지는 않아 많은 거래가 이뤄지기는 힘들다"고 내다봤습니다. 
 
현재 서울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전체 면적의 10.8%인 65.25㎢ 규모입니다. 여의도·압구정·목동·성수전략정비지구와 강남권 잠실·삼성·대치·청담, 강남·서초자연녹지지역, 공공재개발·신속통합기획 선정 및 후보지, 용산국제업무지구 인근 등이 포함됩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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