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국민의힘 의원·원외 당협의원장들이 '내란수괴 피의자' 윤석열 씨에게 눈물을 흘리며 큰절을 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윤씨는 체포 직전 "나라가 무너져 가고 있는데, 당은 뭐 하고 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고 합니다.
지난 2022년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선대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선대위를 대표해 국민께 큰절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씨는 공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가 체포영장을 제시하기 전인 이날 오전 10시경, 대통령 관저에서 국민의힘 의원·원외 당협위원장 등 40여명과 1시간30분가량 면담했습니다. 면담은 윤씨를 마지막으로 보고 싶다는 의원들 요청에 따라 이뤄진 걸로 알려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커다란 원형 테이블이 놓인 회의실에 앉았고, 일부는 자리가 부족해 선 채로 윤 대통령의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김건희 씨는 별다른 말 없이 10분가량 동석했다가 내실로 들어갔습니다.
윤씨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자녀 입시비리 사건'을 언급하며 "민주당은 지지율이 떨어지는데도 조국을 옹호했다"며 "우리는 '좌파 사법 카르텔' 속에서도 어떻게 가만히 있느냐"고 말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울면서 절하는 원외당협위원장의 등을 두들기며 위로하면서 "지금은 울 때가 아닌 투쟁할 때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참석자들에게 "앞으로는 국민의힘이 더 전투적으로,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거듭 강조했는데요. 당 지도부의 소극적 태도를 지적하며, 지지층 결집을 촉구한 겁니다.
윤씨는 공수처 검사가 체포영장을 제시한 뒤, 관저 앞 경호차량에 탑승하면서 "힘내시라"는 의원들의 인사에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43일 만인 이날 오전 10시33분 공수처에 의해 체포됐습니다. 오전 11시부터는 공수처 영상녹화조사실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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