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박혜정 인턴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성능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 유리기판을 두고 업계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기(009150),
SKC(011790),
LG이노텍(011070)이 양산을 목표로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데요. 해외 소수 기업들이 기술력에서 앞서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제품 고도화가 향후 과제라고 입을 모읍니다.
SKC 반도체 글라스 기판(사진=연합뉴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AI가 다양한 산업에 적용됨에 따라 유리기판 수요는 빠르게 증가할 전망입니다.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데이터 처리량이 8배 많지만 전력소비는 절반 가량 낮기 때문입니다. 온도에 따른 변형이 적고 표면이 평평해 패키지 두께를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더인사이트파트너스에 따르면 세계 유리기판 시장 규모는 올해 2300만달러(약 311억원)에서 2034년 42억달러(약 5조6826억원)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업계에서는 미국 코닝, 독일 쇼트, 일본 아사히글라스 등 해외 기업들이 한 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코닝과 쇼트는 작년 하반기 에프앤에스전자와 협력하여 제품 테스트를 진행했고, 아사히글라스는 일본 다이니폰프린팅(DNP)과 독일 LPKF에 샘플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국내 부품 제조업체들도 유리기판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개발에 돌입했습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곳은 SKC의 자회사 앱솔릭스입니다. 앱솔릭스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미국에서 시제품을 생산하였고, 올해 하반기 대량 양산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미국 상무부로부터 7500만달러(약 1000억원)의 반도체과학법 보조금도 확정받았습니다. 최근 폐막한 'CES 2025'에서 최태원 SK 회장이 엔비디아에 SKC 유리 기판 공급을 시사하며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삼성전기는 세종사업장에 파일럿(시범생산) 라인을 구축했고, 올해 고객사 샘플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2027년에는 양산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LG이노텍도 유리 기판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CES 현장에서 “LG이노텍도 장비 투자를 해 올해 말부터는 유리기판 시제품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관건은 기술적 완성도입니다. 유리 기판은 기술적 난도가 높아 아직까지 완전한 수준의 제품이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요. 공정 시 가해지는 열과 압력에 깨지는 현상이 발생해 안정적으로 수율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인텔·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들은 2030년을 상용화 시점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아직까지 유리기판 양산까지 도달한 기업이 없어 국내외 기술력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양산성이므로 안정적 수율을 확보할 수 있을 만큼 제품을 고도화하는 것이 과제"라고 했습니다.
김진양 기자·박혜정 인턴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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