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새 7번 입장문…윤석열, 막판 여론전
경호처 내부단속…지지세력 결집 의도
2025-01-14 16:59:44 2025-01-14 16:59:44
[뉴스토마토 오승주 선임기자] 윤석열씨 측이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연일 입장문을 내면서 막판 여론전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이틀새 7차례 이상 입장문을 발표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 국가수본부가 연합한 공조수사본부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입장문 남발’이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윤씨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으로 판단합니다. 윤씨 체포가 초읽기에 돌입하면서 지지세력에 대한 결집 호소문으로도 읽힌다는 겁니다. 
 
공수처와 경찰의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가 임박한 1월1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전술복과 헬멧을 착용한 경호처 공격대응팀(CAT) 대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법원발부 영장 "불법' 주장에 주력
 
윤씨 측은 14일 경찰을 ‘공수처의 개’로 표현하며 맹비난했습니다. 경찰이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대통령 관저에 진입하는 합법적 절차에 대해선 ‘내란’이라고 칭하는 등 적반하장식 주장도 펼쳤습니다.
 
윤씨 측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경찰에게 기저귀를 준비하라는 보도를 보면서 눈과 귀를 의심하고 있다"며 "경찰은 기저귀를 차고 공수처의 주구(사냥개)가 되어 헌정사에서 가장 치욕스러운 역사를 쓰고 있다"고 했습니다.
 
법원에서 적법하게 발부받은 체포영장 집행을 공조본의 불법적인 폭력으로 규정하면서 시간을 벌며 저지에 몰두한 모습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전날인 13일에는 6차례에 걸쳐 입장문을 내면서 강공을 펼쳤습니다. 공조본의 체포영장이 ‘불법’이라는 점을 강조하는데 주력했습니다. 특히 영장 집행을 책임진 경찰에 대한 비난이 거셌습니다.
 
대통령 관저가 군사시설 보호구역이라는 점을 앞세우며 책임자인 ‘경호처’ 승인 없이 수색이 제한된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경호처에 대한 내부 단속용 메시지라고도 해석됩니다. 동요하는 경호처 직원들을 단속하는 동시에 공조본의 합법적인 영장 집행을 ‘불법’으로 몰아 최후의 저항선을 만들려는 의도가 숨은 것으로도 파악됩니다.
 
한편으로는 막판 여론전을 통해 지지세력을 모으고, ‘내란’에 대한 본질을 희석시켜 영장을 집행하려는 경찰의 전열을 흩트리려는 속셈도 숨어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합법적인 법집행을 불법이라고 자꾸 되풀이하는 소리를 듣다 보면 헷갈리기 마련”이라며 “심리전을 통해 여론을 호도하면서 유리하게 바꾸려는 의도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오승주 선임기자 seoultubb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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