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차종관 기자] 윤석열씨 체포가 임박했다는 소식에 윤씨를 지키는 아스팔트 보수가 과격해졌습니다. 이들은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근처에서 윤씨 탄핵·체포 반대 집회를 이어오며 언론과 경찰, 상대 진영을 향해 무차별 공격을 하고 있습니다.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내뱉는 등 공격 방식도 거칠어졌습니다.
보수단체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등 아스팔트 보수는 14일 한남대로 북쪽의 도이치모터스 전시장 앞, 대통령 관저 출입통로 앞, 한남초등학교 앞, 한남대로 남쪽의 일신아트홀 부근에서 윤씨 탄핵·체포 반대 집회를 진행했습니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가 14일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근처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들은 언론에 적대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뉴스토마토> 취재진이 이날 새벽 한남초등학교 앞에서 노숙하고 있는 아스팔트 보수들을 촬영하려고 하자, 한 참가자가 경광봉을 들고 달려들었습니다. 그는 "누구냐, 가까이 접근하지 말라, 촬영하지 말라, 나가라"고 외쳤습니다. "카메라를 내놓고 사진을 삭제하라"고 윽박지르기도 했습니다. 취재진은 근처에 배치된 경찰관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서야 충돌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오전에 집회가 진행 중인 도이치모터스 전시장 앞에서도 소란이 일었습니다. 집회 군중 앞단에서 10명의 사람들이 한 여성을 에워싸더니 고함을 지른 겁니다. 마침 이 여성은 몸에 카메라를 부착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이 여성에게 A 언론사 이름을 거론하며 "꺼져라. 애국 운동하는 우리를 찍어? 보도를 똑바로 해라"고 외치기도 했습니다. 이에 해당 여성은 "전 기자 아니고 경찰"이라고 했지만 고함은 그치지 않았습니다.
대국본 집회 무대에서도 언론에 대한 적대감이 드러났습니다. 집회 오후 순서에서 한 청년 연사는 "좌편향돼서 선동하는 언론들. 진실을 보도하라"고 외쳤습니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가 14일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근처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도이치모터스 전시장 앞에서는 아스팔트 보수가 서로를 '좌파'로 오인해 다투는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전시장 앞에서 10여명의 무리가 한 노인을 에워쌌습니다. 이들은 그를 향해 "좌파다"라고 고함을 질렀습니다. 그러나 노인은 "나는 통행 안전을 위해 푸드트럭을 옮겨달라는 경찰의 말을 전했을 뿐이지 좌파가 아니다"라며 주장했습니다.
아스팔트 보수 진영은 윤씨 탄핵·체포를 찬성하는 시민들과 긴장 관계를 형성하기도 했습니다. 진보 시민단체 모임인 '윤석열·김건희 체포단'은 이날 한남동 볼보빌딩 앞에서 집회를 준비 중이었습니다. 경찰이 친 차단 울타리 사이에 두고, 아스팔트 보수 집회에 참여하러 지나가는 노인들과 시민들이 서로를 노려봤습니다.
14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근처에서 한 노부부가 손에 성조기와 태극기를 든 채 '윤석열·김건희 체포단' 농성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경찰은 이러한 아스팔트 보수의 공격적인 행태를 막기 위해 버스로 이뤄진 차벽으로 한남대로를 곳곳을 메운 상태입니다. 거리 도처에는 경찰 기동대가 배치돼 있습니다. 현장의 사복 경찰은 "민원 전화가 계속 온다. 아파도 병원에 못 가거나 집에 못 들어가는 대원이 많다"며 "교대는 하고 있지만, 밤을 엄청나게 새우고 2주간 고생 중"이라고 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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