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이 방통위 시무식에서 흔들림 없이 현재의 위치에서 일해달라며 직원들을 독려했습니다. 김 직무대행의 사직서가 반려된 지 이틀만입니다. 0인 체제를 가까스로 면한 방통위는 김 직무대행 중심 1인 체제를 당분간 유지하게 됐습니다.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은 3일 방통위 대강당에서 열린 시무식에 참석해 "당장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각자의 위치에서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흔들림 없이 해달라"고 말했습니다.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이 3일 진행된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지난 한 해를 '다사다난'으로 정의한 김 직무대행은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표현했는데요. 김 직무대행은 지난해 7월31일 임명된 이후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로 직무가 정지되면서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동안 방통위를 1인 체제로 끌고 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국무회의 직후에는 사직서도 제출했습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2명 임명에 대해 항의의 뜻을 밝힌 뒤 사직서를 낸 것으로 전해집니다. 최 권한대행은 지난 1일 김 직무대행의 사직서를 반려했고, 이후 김 직무대행은 직무를 계속 수행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날 정부 시무식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오후에는 과천 사무실로 출근해 업무를 이어갔고, 이날도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시무식에 참석했습니다.
1인 체제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안건을 심의·의결하는 게 불가능하지만, 0인 체제는 방통위 역할과 기능을 더 위축시킬 수 있습니다. 시무식을 기점으로 "최악은 피했다"는 내부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 현판. (사진=뉴스토마토)
방통위는 글로벌 미디어 강국이라는 목표 아래 미디어의 공공성을 재정립하고 방송·통신분야의 혁신성장 기반 조성과 디지털 동행사회 구현을 통해 이용자 권익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입니다. 특히 올해는 콘텐츠의 무게중심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나 유튜브로 빠르게 옮겨가면서 지상파와 같은 전통 미디어도 변화를 모색 중인데 이러한 변화에 발맞춘 정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계획입니다.
김 직무대행은 "한 지상파 사업자는 넷플릭스를 통해 신작 드라마, 예능, 교양프로그램 등을 공개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또 다른 지상파 사업자는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정규방송에 편성하는 등 지상파와 OTT 간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활성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방송·통신·미디어 시장에서 혁신을 촉진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이용자 보호를 위한 정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방송·통신의 지속가능한 성장 비전을 위한 중장기 발전 전략 마련과 더불어 기후 위기 속 재난정보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김 직무대행은 "국민에게 신뢰받는 미디어 환경 조성을 위해 온라인서비스 신규범 제시, 미디어 통합법제 마련 등 미래지향적 규제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사회적 재난이나 태풍·산불 등 기후변화로 인해 일상화되는 재난에 대비해 꼭 필요한 재난정보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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