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악재에 '환율 휘청'…1500원 뚫릴 땐 'IMF급' 위기
'트럼프·정국 불안'에 새해 환율 1500원 분수령
강달러 넘은 킹달러 올해도 지속…고환율 장기화
2025-01-03 15:50:08 2025-01-03 17:33:57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김태은 인턴기자] 새해에도 전 세계 달러화 강세와 국내 정치 불안이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불안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연말 장중 1486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연초 1460~147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데요. 외환당국이 환율 안정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당분간 변동폭이 커지며 고환율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이달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에는 달러당 1500원 선을 넘보는 고환율 흐름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외환위기 수준인 1500원대까지 치솟을 경우, 경제 전체를 짓누르는 충격을 피하기 힘들다는 위기감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강달러에 널뛰는 환율…"1500원 뚫을 수도"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8원 오른 1468.4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69.0원에 개장하며 전 거래일보다 2.4원 높은 수준에서 출발했는데요. 장중 1470.5원까지 올랐으나, 이내 상승분을 반납하고 1460원대 중후반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장을 마쳤습니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1472.5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점차 상승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은 4분기 들어 가파르게 올랐는데요. 같은 해 11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달러 강세 현상이 두드러진 데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상승세가 가팔라졌습니다.
 
실제 지난해 11월 말 1400원 선을 오가던 원·달러 환율은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1442.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비상계엄 해제 후에는 1410~1420원 선에서 움직였으나, '윤석열 탄핵소추안' 1차 표결이 무산되면서 다시 1430원 선으로 올랐고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금리 전망치 상향에 1450원 선으로 뛰었습니다. 이어 지난달 2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장 중 한때 1486.5원까지 치솟았고 15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고환율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달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맞물리면서 강달러 압력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여기에 국내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탄핵 정국이 지속되면서 원화 약세 흐름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달러당 1500원 선을 뚫을 수도 있다"며 "트럼프노믹스 때문에 강달러 영향이 제일 크고, 국내 정치 불확실성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외환당국, 환율 방어 안간힘에도 '역부족'
 
원화 약세가 두드러진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 등 저성장의 이유가 큽니다. 특히 지난해 3분기 역성장으로 돌아선 수출 부진의 충격이 컸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화 약세가 두드러졌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지난달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탄핵 정국까지 겹치면서 국내 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커졌습니다.
 
문제는 고환율이 장기화하면 내수는 더 깊은 침체로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환율과 함께 치솟은 수입물가는 물가 전반을 끌어올리고, 금리 인하에 제약이 생기면 소비·투자가 감소하고 금융부실이 증가합니다. 즉 경제 전체를 짓누르는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의미입니다. 
 
이 같은 이유로 외환당국은 연일 외환시장 안정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국민연금 외환스와프 한도 확대,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 상향, 원화용도 외화대출 제한 완화 등 외환시장 안정화 방안을 연일 쏟아냈습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우에는 과감하고 신속한 시장안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습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정부의 이 같은 조치가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고 투기세력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겠지만, 높아진 환율을 끌어내리는 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합니다. 주 실장은 "외환시장 안정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내수 회복으로 대외 충격을 흡수해야 하는데,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해서는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일 서울 명동거리 환전소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김태은 인턴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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