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당분간 1400원대…채권금리 안정적
원달러환율 추가 급등 가능성 제한적
채권시장 '비둘기' 분위기 강세 전망
2024-12-15 11:57:32 2024-12-15 11:57:32
[뉴스토마토 강승혁 기자]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최악의 불확실성은 걷혔지만, 당분간 환율은 1400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채권시장은 안정적 흐름을 이어갈 전망입니다. 
 
과거 헌재 판결 후 환율 하락…'트럼프 리스크'로 시선 이동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고공행진 중인 환율은 점차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 시점에서 원달러환율이 추가 급등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중론입니다.
 
전규연·김형균 하나증권 연구원은 "당국의 시장 개입이 적극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국민 여론에 부응하는 과정이 진행된다면 과도한 원화 약세를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봤습니다.
 
채무 불이행 또는 국가 신용도 하락을 야기하는 '소버린 리스크' 우려가 잦아든 점도 환율에 안정감을 더합니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은 "원달러환율의 급등세 진정, 금융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는 당국의 의지 등을 고려 시, 탄핵 정국 불확실성이 소버린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보고서에 밝혔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월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신한투자증권은 탄핵안 가결 후 헌법재판소가 이를 인용해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전환할 경우 원달러환율이 1400원을 중심으로 1350~145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투자전략부 연구원들은 "탄핵 가결에도 헌재 판결로 탄핵이 인용되기 전까지 정치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원달러환율 속락은 제한적"이라며 "다만 추가 불확실성이 제한돼 비상계엄 선포 후 환율 상승분을 점진적 반납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과거 두 차례 탄핵 정국 당시에도 환율은 헌재 판결 후 빠르게 하락 안정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04년 3월12일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 의결 당일 원달러환율은 1180.5원으로 전일 대비 11.05원 올랐으나, 탄핵소추안 기각 당일 1186원에서 그 해 6월말 1155원까지 낮아졌습니다. 2016년 12월9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 가결 당일 원달러환율은 6.96원 오른 1165.95원을 기록했으나 헌재에서 탄핵안을 인용한 2017년 3월 10일 1157.4원에서 지속 하락해 1118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우리 금융시장은 이미 탄핵을 넘어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내년 초 귀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견제가 빠른 속도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 원달러환율의 동반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미국 재무부가 반기 환율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대미 수입을 압박할 수 있음을 감안하면 무역수지 흑자 폭도 줄어들어 원화 약세에 일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나증권은 트럼프 트레이드가 시작된 올해 10월 초를 기준으로 지난 무역분쟁 당시 원화의 평가절하율(약 2년 간 -8.2%)을 계산, 원달러환율 상단을 1450원 남짓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엔 1400원대를 유지하다가, 하반기에는 한국 경제의 점진적 회복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채권 단기자금 유입 등의 영향으로 1300원대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완화정책에 채권시장 '강세' 전망
 
채권시장은 국고채 금리와 직결된 대외 신인도에 큰 충격이 없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나갈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해외 경제기관들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탈을 신뢰하는 분위기입니다. 경제 전문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우리 금융당국의 환매조건부증권(RP) 매입과 국민연금의 주식 매입 등 개입 여력이 있는 만큼 시장이 안정적일 것이라고 낙관했습니다.
 
국내외 '비둘기' 통화정책 영향을 받아 최근 2.5%대로 연저점을 경신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국정 안정 기대감에 더욱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조기 대선 국면 전환 시 국고채 3년 기준 2.80% 정도에서 상단을 형성한 후 하락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봤습니다. 미국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채권시장의 강세를 자극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채권시장은 금융당국의 안정화 조치 등을 감안하면 약세 압력은 제한되고 경기 펀더멘털에 집중하면서 최근의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국은행이 단기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필요 시 국고채 단순매입과 통안채 환매 등을 활용하겠다고 빠르게 대응한 점을 감안하면 노이즈는 단기간에 그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성장률 둔화와 내수 부진이 부각된 데 따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금융시장의 안정과 직결된 경제 활력을 되찾기 위한 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한 국면입니다.
 
강승혁 기자 k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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