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포스트 차이나'로 꼽히는 인도 시장이 삼성전자의 '갤럭시'와 애플의 '아이폰'의 격전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갈등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중국 대신 인도가 대안이자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산업계는 인도의 시장성에 더욱 주력하고 있습니다.
인구수에서도 중국을 앞지른 인도는 최근 '디지털 인디아' 정책을 펼치면서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고 있습니다. 이에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애플은 아이폰 16 시리즈에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스마트폰으로 인도 시장에서 맞붙고 있습니다. 인도 시장에서 스마트폰 경쟁이 점화되는 가운데, 주도권은 갤럭시가 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출처=카운터포인트 리서치)
25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는 중국, 북미와 함께 세계 3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불립니다. 인도에서 삼성전자 갤럭시의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에서 다양한 소비자 소통 활동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매출 점유율 1위를 달성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3분기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22.8%의 매출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작년 3분기 22.6%보다 0.2%포인트 상승한 수치입니다.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에 이어 올해 3분기에도 점유율 1위를 차지했습니다. 애플은 21.6%로 2위를 기록했습니다. 비보, 오포, 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는 각각 15.5%, 10.8%, 8.7%로 3~5위를 기록했습니다.
판매량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15.8%의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는 작년 3분기 17.2%보다는 감소한 수치입니다. 판매량이 줄었는 데도 매출이 상승한 것은 갤럭시 S시리즈 등 고가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인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갤럭시 S시리즈 판매 호조로 매출 점유율이 확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인도 소비자들이 더 높은 가격대의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보급형 제품인 갤럭시 A 시리즈에도 갤럭시 AI 기능을 도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3분기 인도 스마트폰 매출 규모는 작년 3분기보다 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애플, 인도에 제조공장 가동…업계 "치열한 승부 예상"
반면 경쟁사 애플의 추격세도 매섭습니다. 애플은 기존 주력지였던 중국 시장에서 애국 소비 열풍에 밀려 고전하면서 인도를 대체 시장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현재 애플은 인도 남부에 아이폰 제조공장 3곳을 가동 중입니다.
이와 함께 인도 생산물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애플은 올해부터는 향상된 성능의 카메라와 티타늄 보디를 갖춘 아이폰 16 프로 및 프로 맥스 모델도 조립합니다. 아울러 애플이 아이폰 16시리즈를 전작 대비 조기 출시하고,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식 출시하는 등의 전략을 구사한 게 인도 시장에서 유효했던 것으로 시장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임수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애플은 4분기에 높은 판매량을 보이는데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높은 판매량을 유지할 경우, 삼성과 2024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승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는 "애플의 공격적 가격 할인으로 중국에서 실적이 안정화됐고 이 추세는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구형 아이폰 모델과 곧 출시될 (저가형) 아이폰 SE의 조합은 인도와 라틴 아메리카 등 신흥 시장에서 수요를 촉발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선진 시장의 경제 전망 개선, 유리한 환율 변동, 기술 혁신(애플 인텔리전스·아이폰17 슬림)은 내년 선진 시장에서 아이폰 교체 판매를 촉진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삼성전자가 인도 뭄바이에 개관한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 '삼성 BKC'. 사진은 현지 미디어 초청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체험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삼성, 뭄바이에 플래그십스토어…"인도, 큰 기회 제공"
인도는 중국을 제치고 신규 스마트폰 수요로 제조사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나라로 꼽힙니다. 20·30대 젊은 소비자가 많은 데다 중산층이 늘고 있는 추세라 스마트폰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모델 뿐 아니라 중가형 모델인 갤럭시 A 시리즈까지 AI기능을 도입하면서 인도 소비자층을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주력 분야인 반도체와 모바일 사업을 확대하면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7월 직접 인도 현지법인을 찾아 "치열한 승부 근성과 절박함을 역사로 만들자"고 격려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지난 3월 인도 뭄바이 삼성 BKC 매장을 처음 방문해 "인도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크고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로, 삼성에 큰 기회를 제공한다"고 했습니다.
또 "인도에는 기술에 정통한 젊은 소비자가 많아 혁신에 영감을 준다"며 "수천명의 진취적인 젊은이들이 AI와 같은 최첨단 기술을 세상에 선보이기 위해 우리의 연구개발(R&D) 센터에서 일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들이 자랑스럽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1995년 인도에 진출한 이래 꾸준히 영향력을 확대하며 인도 내 최대 전자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인도에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 첸나이 가전 공장, 노이다·벵갈루루·델리 연구소, 삼성 디자인 델리, 구루그람 판매법인 등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리테일스토어 20만곳, 애프터서비스(AS)센터 3000곳에 달합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인도 뭄바이에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 '삼성 BKC'를 개관하는 등 시장 공략에 주력 중입니다. 삼성 BKC는 인도 뭄바이의 고급 상업지구 반드라 쿨라 콤플렉스에 있는 지오 월드 플라자에 732㎡ 규모로 조성됐습니다.
지오 월드 플라자는 전 세계 럭셔리 브랜드가 모인 프리미엄 쇼핑센터입니다.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등 주요 도시에서 프리미엄 체험 공간을 운영해 온 삼성전자가 인도에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 것은 처음입니다
기존 중저가폰 선호도가 높았던 인도는 경제 성장에 힘입어 최근 프리미엄폰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에서 8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86% 성장했습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 중국의 대체 시장으로 인도가 급부상하면서 향후 한국 산업의 인도 시장 진출 속도도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홍기훈 홍익대 교수(경영학부)는 "인구는 인구가 많고 정보통신(IT)에 대한 관심이 많은 국가"라며 "자체 브랜드에 대한 지원이 중국보다 상대적으로 약하다보니 국내 산업계에 매력적인 시장으로 대두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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