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한미 조선산업 협력 요청에 국내 해양 방산 업체들의 미 해군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 기회가 커질 것이란 기대가 나옵니다. 이 분위기에 맞춰 우리 해군도 현재 준비 중인 함정 MRO 사업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됩니다. 한국이 해외의 고부가가치 함정 MRO 수주를 타 국가보다 빠르게 선점하기 위해서입니다.
12일 대전 유성구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MRO 국제컨퍼런스'에 참가한 천정수 HD현대중공업 전무는 해군함정 MRO 수행을 위한 해군과 조선소의 역할 발표에서 "현재 해군 함정정비 발전계획에서 시범사업(창정비)이 1척으로 추진 중"이라며 "구축함과 호위함 등 함형별 시범사업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제시했습니다.
현재 해군이 수립한 함정장비 종합발전계획에 따르면 해군은 내년부터 오는 2027년까지 2년간 함정의 야간정비와 창정비 등 MRO 시범사업을 위해 대형수송함 1척을 운용할 예정입니다. 이후 오는 2028년부터 시범사업 다음 단계에서 구축함으로 선형을 변경하는 등 단계별로 MRO 사업 범위를 넓혀갈 방침입니다. 그러나, 우리 해군의 함정 MRO 사업 조기시행과 국내 조선소들의 원할한 준비를 위해 다양한 선형을 도입해야 한다는 뜻 입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도 "해외 고부가가치 함정 MRO를 우리 조선사가 수주하기 위해서 우리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함정에 대한 MRO 사업도 더욱 키워 함정 MRO 노하우를 축적해야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현재 우리 업체들의 해외 함정 MRO 사업 역량은 커지는 중입니다. 한화오션은 이날 미국 해군 7함대에 배속된 급유함인 '유콘함'의 정기 수리 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한화오션이 지난 8월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 해군의 4만톤(t)급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함' MRO 사업 수주 소식을 전한 지 약 세 달 만입니다.
한화오션이 미국 해군 함정 두번째 MRO 사업으로 수주한 ‘USNS YUKON’함.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은 3만1000t급인 이 유콘함을 내년 4월까지 수리해 미국 해군에 다시 인도할 목적입니다. 아울러 한화오션은 이같이 미 함정의 MRO 사업 수행을 기반으로 다른 국가의 해군 함정 수리사업까지 시장 범위를 넓힐 방침입니다. 김대식 한화오션 상무는 이날 행사에서 함정 MRO 발전방안 발표를 통해 "해외에 수출한 잠수함과 수상함, 타 국가가 운영중인 함정들로 MRO 사업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조선소 내 특수선 도크가 꽉 차 미국 MRO 시장에 진출 전인 HD현대중공업도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나설 복안입니다.
국내에서 효과적인 함정 MRO 사업을 위해 앞서 함정을 직접 건조한 업체가 MRO 사업까지 책임지는 과정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천 전무는 "현재 함정 연구개발과 양산, 함정 MRO 수행 간 반복적인 경쟁 구도가 상존한다"며 "함정 MRO는 해당 함정을 직접 건조한 조선소가 수행해야 생산설계와 건조공법 등에 따른 기술문제를 해결하고 조선소의 사업 안정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12일 대전 유성구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MRO 국제컨퍼런스' 행사에 참여한 인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이승재 기자)
대전=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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