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원·달러환율이 오르는 추세입니다. 이에 따라 수출 비중이 높은 제지업체들의 경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는 향후 4년간 이러한 추세가 유지된다면 환율로 인한 이윤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1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주요 제지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인해 환율이 오르는 것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을 그렸습니다. 고환율이 되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고, 이로 인한 환차익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요 제지업체인
한솔제지(213500)와
무림페이퍼(009200)는 수출 비중이 절반에 달하는 기업이라 환율에 따른 영향이 더 큽니다. 이밖에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자국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관세 정책은 제지업계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강달러가 되면 수출을 많이 하는 저희에게는 유리하다"고 말했습니다. 무림 관계자는 "환율이 올라가면 수출로 인한 이익이 늘어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도 "종이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수입 원재료들이 있다 보니 구매 비용이 올라 부담이 높아지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양사는 올해 1분기 고환율 영향으로 깜짝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매출은 주춤했으나 환율 상승 효과에 펄프 가격까지 떨어지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반면 3분기 실적이 발표된 한솔제지의 경우 3분기 환율 하락, 펄프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적자전환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제지업계 전체로 보면 넘어야 하는 산도 있는데요. 환율이 높아지면 원자재 수입 비용은 함께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뜩이나 원가가 올라있는 상태에서 원재룟값이 더 극심하게 상승하면 부담이 커지게 됩니다. 게다가 해상 운임 역시 제지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요. 최근 글로벌 해상운임이 지속 상승하면서 비용 상승의 주범이 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불경기가 지속되는 것도 제지업계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인쇄용지뿐 아니라 공산품 관련 포장지도 판매하고 있기에, 공산품 제조 기업들의 판매량이 늘어야 종이 판매량도 함께 느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내수경기 악화에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열리지 않자 그 영향을 제지업계도 함께 감당하고 있습니다.
한국제지연합회 관계자는 "강달러는 수출에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제지업계는 원료를 해외에서 수입해서 제품을 만든 뒤 다시 수출하는 구조"라며 "강달러로 인한 영향은 수입과 수출에 모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손익이 없는 상황이 된다"고 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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