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개 그룹의 경영진들이 내년 상반기 대거 임기 만료될 예정이어서 재계 귀추가 주목됩니다. 4대 그룹 중 임기 만료를 앞둔 사내이사는 총 219명이고, 이 중 99명은 대표이사 타이틀을 가진 경영자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내 30대 그룹에서 내년 상반기 임기가 종료되는 사내이사는 1145명으로, CEO급 경영자는 515명(45%)입니다. 연말 인사를 앞둔 상황에서 실적이 부진한 일부 CEO급의 교체가 유력한 상황으로, 재계 전반에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28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 집단 중 자산 상위 30개 그룹 내 전체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등기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그룹별로 보면, SK그룹이 98명으로 임기만료를 앞둔 사내이사 수가 가장 많은데, 이 중 41명은 대표이사급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어 △LG 51명(대표이사 26명) △삼성 39명(17명) △현대차 31명(15명) 순이었습니다.
국내 매출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사내이사 4명 중 노태문 사장, 박학규 사장, 이정배 사장 3명이 임기 만료를 앞뒀습니다. 한종희 부회장은 2026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았습니다.
삼성 그룹 계열사들에서는 △삼성SDI 최윤호 대표이사 △삼성전기 장덕현 대표이사 △에스원 남궁범 대표이사 등 여러 주요 경영진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이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SK그룹 계열사 중 내년 상반기에 임기가 종료되는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박원철 SKC 대표이사 △윤병석 SK가스 대표이사 등이 포함됐습니다.
현대차 그룹 중에서는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등도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LG그룹에서는 △권봉석 ㈜LG 대표이사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임원 인사 시즌을 앞두고 재계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주요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서 입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3분기 잠정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9조원, 9조1000억원으로 이미 낮춰잡은 시장 눈높이를 밑도는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LG전자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영업이익 75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넘게 하락한 상황입니다. 해운 물류비 상승 여파 등으로 경영 실적이 시장 눈높이를 크게 밑돌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거두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실적에 상관없이 지난해에도 적잖은 임원을 교체한 바 있습니다. SK그룹은 실적 부진 계열사 등을 대상으로 임원 규모를 20~30% 감축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런 가운데 내년 상반기 중 임기가 공식 종료되는 사내이사가 가장 많은 그룹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카카오 그룹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룹 계열사가 130여 곳에 달하는 만큼, 내년 상반기 중 임기가 만료되는 사내이사만 108명으로 최다로 꼽혔습니다. 이들 108명 중 85명은 대표이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요 대표이사급 경영자에는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 △김병학 카카오브레인 대표이사가 포함돼있습니다.
카카오 그룹 다음으로는 지난달에 이미 정기 인사를 마친 한화 그룹도 102명이나 되는 사내이사가 내년 상반기 중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 외 △포스코 83명(대표이사 41명) △롯데 83명(37명) △GS 58명(35명) △한진 43명(16명) △SM 43명(15명) 순으로 내년 상반기에 그룹 내 임기만료를 앞둔 사내이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중 포스코 그룹에서는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이시우 포스코 대표이사 등이 내년 상반기 중 임기만료를 앞뒀습니다. 롯데 그룹에서는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와 △이영구·이창협 롯데웰푸드 대표이사 등이 공식적인 임기가 끝납니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이사는 "경영 환경이 어려울 때는 사업 방향을 새로 설정하고 침체한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새로운 인물을 통해 반전을 꾀하는 경우가 많은데 CEO급 인사에서 이러한 특징이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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