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동의 체질개선, LGD 연내 승부수
광저우 LCD 공장 2조원에 매각 '실탄 확보'
OLED 집중 전략…업계 "재무 건전성 및 실적 안정 강화"
4분기 흑자 전환 기대감 솔솔…하반기 OLED시장 업황이 변수
2024-09-27 14:19:25 2024-09-27 17:41:06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 집중해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대형 OLED 사업 부문에서는 차별화·하이엔드 제품 라인업 확대, 제품 경쟁력과 원가 혁신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입니다. 중국 공세 여파로 '계륵'으로 전락한 액정표시장치(LCD)사업을 정리하고, 인력 효율화 작업 등에 나서면 조직 내 군살 빼기에 돌입하기도 했습니다. 취임 메시지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급선무"라고 강조하면서 흑자 전환 의지를 다진 정 사장이 경영 효율화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입니다. 
 
27일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TV용 LCD를 생산하는 중국 광저우 공장을 중국 TCL그룹의 디스플레이 자회사인 차이나스타(CSOT)에 매각한다고 지난 26일 공시했습니다. 매매 대금은 108억위안(약 2조300억원)이며, 처분 예정 일자는 2025년 3월 31일입니다.
 
LG디스플레이 광저우 LCD 공장 전경.(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이번 매각으로 약 2조원의 실탄을 확보하게 된 만큼 OLED 사업에 더 집중해 경쟁력을 키운다는 계획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지분 매각의 목적을 "대형 LCD 생산법인 지분 매각을 통한 OLED 사업 중심으로의 사업 구조 개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OLED에 더욱 집중해 사업경쟁력을 높이고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구축하는데 주력해 나갈 계획"이라며 "매각 자금은 재무 안정성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수년간 시황에 따른 변동성이 커 경쟁력이 약화한 대형 LCD 사업 비중을 축소하고, OLED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해 왔습니다.
 
관건은 이러한 체질개선으로 흑자 전환을 달성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빠른 체질 개선을 통해 반등을 꾀해야 한다는 안팎의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시장에선 하반기 OLED 업황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7개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했지만, 올 1분기부터 다시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단 시장에선 광저우 LCD 공장 매각으로 내년 1분기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최종계약 체결에 따라 다른 변수가 없다면 2025년 1분기 중 매각 대금인 2조원의 현금이 유입되게 된다"고 했습니다.이어 "내년 1분기 중 2조원 규모의 현금유입으로 인해 재무구조 개선의 모습은 뚜렷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에 대해 "현금 확보를 통한 재무 건전성 개선뿐 아니라 'LCD 사업 축소를 통한 OLED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 및 '실적 안정성 강화'에 큰 의의가 있다"며 "LCD TV 사업 철수, 인력 효율화, OLED 기술 안정화 등 LG디스플레이에게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업 구조의 전환과 함께 기업가치 재평가를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LG디스플레이.(사진=연합뉴스)
 
당장에 3분기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4분기에는 흑자 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입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실적에 대해 "인력 구조 효율화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며 영업적자가 예상된다"면서도 "4분기 영업이익은 3104억원으로 올 하반기 영업이익은 611억원으로 3년 만에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또 "최근 전략 고객사의 OLED 주문이 증가하며 LG디스플레이의 올해 OLED 연간 패널 출하의 3분의 1 이상이 4분기에 집중되며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4분기 OLED 생산라인 가동률은 큰 폭의 개선 추세가 나타날 전망"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하반기 OLED 시장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상존합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26일 '제15회 디스플레이의 날 기념식'에서 하반기 OLED 시장 전망과 관련해서 "좀 더 지켜봐야 하는데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전 세계 디스플레이 생산능력은 지난해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1.4% 소폭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액정표시장치(LCD)는 연평균 1%, OLED는 연평균 4.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문제는 OLED 생산능력에서 중국의 성장세가 한국 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입니다. DSCC에 따르면 중국은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한국의 연평균 성장률(2%)보다 4배 빠른 성장세로, 한국을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다만 미국의 중국산 디스플레이 제재 가능성에 따른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앞서 미국 하원 중국특위 존 물레냐 위원장은 25일(현지시간)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중국의 디스플레이 제조 업체인 BOE와 톈마를 제재 명단에 올릴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중국 첨단산업 제재가 반도체뿐 아니라 디스플레이로 확대될 경우,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에 숨통을 트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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