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보험사들이 금리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건강보험 영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종신보험이나 저축성 보험의 경우 사망 또는 만기 시점에 가입자가 낸 보험료를 돌려줘야 해 보험사 입장에서는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건강보험 등 보장성 보험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빅컷'을 단행하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한 상황에서는 만기 때 목돈을 돌려주는 저축 성격을 띤 보험보다는 보장성 보험이 실적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상반기 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은 9조366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8% 증가했습니다. 이들 보험사는 모두 금융자산 평가이익 감소 등으로 투자손익은 악화됐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보험업권별로 보면 손해보험사는 순이익이 5조772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2% 올랐습니다. 반면 생명보험사는 같은 기간 순이익이 3조5941억원으로 9.4% 감소했습니다.
특히 보험사의 미래 이익을 나타내는 계약서비스마진(CSM) 실적을 보면 종신보험보다는 건강보험 비중이 커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화생명(088350)의 경우는 건강보험 비중을 대폭 늘리면서 종신보험 비중을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상반기 CSM 비중은 건강보험이 70%로 전년 동기 대비 28%포인트 늘었고, 종신보험은 22.7%로 22.1%포인트가 줄었습니다. CSM 규모 또한 건강보험은 6960억원으로 42.6% 급증했고 종신보험은 2360억원으로 55.8% 급감했습니다.
삼성생명(032830)도 올해 상반기 건강보험 비중이 54.3%로 전년동기 대비 12.1%포인트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종신보험은 48.1%로 9.5%포인트 감소했습니다. CSM 수입 또한 건강보험 부문에서 8940억원을 거둬들이며 전년 대비 16.9%가 성장한 반면, 종신보험 부문은 6350억원에서 27.2%가 감소했습니다.
교보생명도 상반기 건강보험 신계약 CSM이 7047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6.8% 증가했습니다.
종신보험이나 저축성 보험은 사망 또는 만기 시점에 일정 환급금을 돌려받는 보험입니다. 이때 지급해야 할 보험금은 보험사의 부채로 인식되는데요. 대신 만기 전까지 금융 소비자들이 내는 보험료는 보험사가 장기로 운용하면서 수익을 내기 때문에 금리 민감도가 큽니다.
또한 지난해 새 국제회계제도(IRS17)가 도입되면서 자산과 부채를 시장금리에 따른 시가로 평가하면서 건강보험 비중에 따라 실적 차이는 금리 인하 시기에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현 회계제도 하에서 보험사들은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지만, 금리 민감도가 덜한 상품으로 포트폴리오 비중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건강보험 비중 확대는 종신보험 비중 축소 목적보다는 인구 구조 변화 등으로 보험 수요가 변화한데 따른 것"이라며 "기존의 종신보험에 건강보험을 결합하는 등 차별화 둔 상품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한 상황에서 보험사들이 금리 민감도가 낮은 건강보험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한 건물에 약국과 병원의 모습.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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