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총수, 체코 순방 동행… '세일즈 외교' 돌입
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올해 첫 4대그룹 총수 동행
19~22일 체코 공식 방문…최태원 주재 비즈니스포럼
2024-09-19 14:29:42 2024-09-19 17:13:36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에 4대 그룹 총수들이 동행합니다. 4대 그룹 총수들이 대통령의 해외 출장에 동행하는 것은 올해 들어서는 처음입니다. 총수들은 이번 순방 동행을 통해 양국 간 미래차,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전망입니다. 
 
재계에선 양국 모두 경제 분야에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데다 제조업이 발달한 산업 구조적 특징을 공유해 협력 시너지 효과가 높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 제조업 전진기지인 체코의 산업 특성과 우리 기업의 강점인 인공지능(AI), 배터리, 첨단 로봇 등 첨단 기술력이 결합해 경제 협력 분야를 한층 넓힐 것이란 관측이 제기됩니다.
 
윤 대통령과 함께 상공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4대 그룹 총수들.(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과 4대 그룹 총수들은 19일부터 22일까지 2박4일 일정으로 체코를 공식 방문합니다. 체코 경제사절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함께 합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도 동행합니다. 경제사절단은 이들 총수를 비롯해 대기업, 중견·중소기업 관계자 등 50∼60명 규모로 구성됐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추석 연휴 기간 프랑스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에 참석한 데 이어 유럽 지역 사업장을 점검한 뒤 체코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이 회장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양국 간 경제 협력 확대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은 1990년 8월 체코에 삼성물산이 프라하지점을 설립하면서 현지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삼성전자는 1992년 2월 체코 국영기업 칼렉스와 합작법인 '삼성 슬로바키아'를 설립하고, 현재는 체코에 판매법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번 순방 동행을 통해 배터리, 반도체, 에너지 등 분야에서 협력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입니다. SK는 체코 원전 우선협상자인 한국수력원자력과 4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연구에 협업 중입니다.
 
헝가리와 폴란드를 배터리 사업의 유럽 전초기지로 삼고 있는 SK가 리튬 자원이 풍부한 체코와의 협력을 통해 유럽 배터리 생태계를 구축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은 이번 순방 동행에서 체코 공장 점검을 비롯해 '글로벌 전동화 전략'을 살필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대차그룹은 체코 노소비체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08년 지은 현대차 체코 공장은 유럽 시장의 핵심 거점으로 꼽히는데, 지난해 기준 연간 생산량은 약 33만대에 달합니다. i30, 코나, 투싼 등 유럽 시장에 맞는 전략적 차종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자사의 유럽 거점인 체코에서 추가 협력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LG는 1992년 프라하에 LG전자가 판매지점을 설립한 후 30여년 간 가전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전장 부품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추가 협력 기회를 모색할 전망입니다.
 
앞서 LG가 2018년에 인수한 자동차 헤드램프 기업 ZKW는 체코 브라티모프 지역에 생산법인을, 올로모우츠 지역에 연구개발(R&D) 법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체코는 유럽 비즈니스의 거점으로 불리며 한국과 1990년 수교 이래 경제 협력을 이어왔습니다. 한국은 현대차를 비롯해 100개 이상의 기업이 체코 현지에 진출해있으며 지난해 기준으로 독일, 일본, 미국에 이어 4위 투자국으로 꼽힙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체코상의가 공동 주최하는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상의 회장인 최태원 회장이 주축이 돼 첨단산업과 고속철도, 우크라이나 재건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국내 기업의 체코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민간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다뤄질 전망입니다. 산업 협력 측면에서는 자동차 산업을 기반으로 미래차·배터리·수소·로봇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다수의 정부·민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입니다.
 
이번 순방에서 중점 사업으로 꼽히는 원전 분야 세일즈도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윤 대통령은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단독·확대 회담에서 양국의 원전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하고 공동 기자회견을 할 예정입니다. 앞서 박춘섭 경제수석은 12일 브리핑을 통해 "대외 무역의존도가 높은 개방형 경제구조라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으로서 잠재력이 매우 큰 전략적 파트너"라며 "미래차, 배터리, 수소, 첨단농업 등 첨단 산업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체코 순방 의미를 밝혔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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