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가 독일 베를린에서 10일(현지시간) 닷새간의 여정을 끝으로 폐막합니다. 올해 100주년인 IFA의 핵심 키워드는 인공지능(AI)과 친환경이었습니다. 국내 전자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와 초고효율 가전으로 유럽 소비자 시장에 진격을 꾀했습니다.
이번 IFA는 '모두를 위한 혁신'을 주제로 열렸으며 AI, 지속가능성, 연결성, 피트니스 및 디지털 건강 등을 두루 다뤘습니다. 무엇보다 AI를 핵심 키워드로 삼았고, 참가 기업들은 'AI를 통한 혁신'이라는 대전제 하에 제품을 전시했습니다.
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AI'를 주제로 이번 IFA에 참가했습니다. AI 기반 지능 가전으로 고객 사용 경험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IFA 2024에서 삼성전자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의 모습.(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AI 아파트, AI 오피스, AI 스토어, AI 스테이 등 4개 AI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소개하는 공간을 자체 전시관에 배치했습니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장 부사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IFA를 기점으로 '모두를 위한 AI'를 B2B까지 확대하려고 한다"며 "한국을 시작으로 해외까지 확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스마트싱스 프로는 기업 환경에 맞게 TV, 에어컨, 사이니지, 가전, 조명, 카메라 등 사물인터넷(IoT) 제품을 연동해 공간을 관리하는 솔루션입니다.
기기 연결 상태를 담은 '인포그래픽 대시보드', 매장을 3D 맵으로 구현해 원격 운영하는 '멀티 사이트 3D 관리', 시간대와 상황에 맞춰 공간과 기기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자율 운영' 등의 기능을 제공합니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와 관리 인건비 등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대 30% 전력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AI에 대해 "소비자의 기대치가 100%이라고 한다면 삼성전자 제품은 30% 수준"이라며 "중요한 것은 소비자 눈높이"라며 "AI는 끝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 부회장은 "AI가 연결된 디바이스의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초개인화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모바일, TV, 생활가전 등 전 제품에 연결 경험을 아우를 것"이라고 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번 행사에서 신제품에 주력하기보다 AI를 키워드로 기기 간 연결을 통한 초개인화 경험을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한 부회장은 "10년 전만 해도 세계 최초, 세계 최대로 많이 소구했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며 "앞으로 경험 위주 전시를 할 것이기 때문에 삼성에서 '세계 최초'를 내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IT 전시회 IFA 2024가 오는 10일 폐막한다. '공감지능으로 새롭게 그려내는 AI홈'을 주제로 참가한 LG전자 전시관이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는 모습.(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는 이번 IFA에서 '공감지능으로 새롭게 그려내는 AI 홈'을 주제로 삼았습니다. 특히 개별 가전보다 가전을 연결하는 기기를 중심으로 한 전시를 선보였습니다. 또 가전업계 최초로 생성형 AI를 탑재한 AI 허브 'LG 씽큐 온'을 공개했습니다.
전시장도 씽큐 온을 중심으로 한 AI 홈으로 구성해 연내 'AI 홈 시대'의 개막을 예고했습니다. AI 홈의 핵심인 씽큐 온은 집 안 가전과 사물인터넷(IoT) 기기들을 24시간 내내 연결 상태로 유지하는 핵심 디바이스입니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AI가 알아서 가전을 제어하고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을 케어하는 AI 홈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류 사장은 "LG전자 AI 홈은 생활가전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인 '가사 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 제고'로 나아가는 여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씽큐 온에는 오픈 AI의 최신 LLM인 GPT-4o(포오)가 적용됐으며, 향후 LG 엑사원 등 다른 LLM과도 결합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는 게 큰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작동 중인 제품 있으면 모두 꺼줘"라고 요청하면 "건조기 작동이 완료되려면 10분 남았는데, 지금 꺼드릴까요" 등 상황에 맞는 응답을 합니다. 이러한 일상형 소통은 LG전자가 주력하는 '공감지능'과 맞물려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LG전자는 씽큐 온 외에도 '이동형 AI 홈 허브'(코드명 Q9)의 내년 출시를 목표로 세웠습니다. 조만간 이동형 AI 홈 허브의 명칭도 확정할 예정입니다.
이번 행사에서 친환경·고효율 가전을 선보인 점도 눈에 띕니다. 참가 기업들은 유럽 최고 에너지 등급보다 효율을 높인 초고효율 가전을 통해 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습니다.
LG전자는 A 등급보다 약 55% 뛰어난 효율을 갖춘 드럼 세탁기를 선보였습니다. 냉장고 신제품은 25%, 식기세척기 신제품은 20% 효율을 높였습니다.
삼성전자는 유럽형 '비스포크 AI 콤보'를 선보였습니다. 스마트싱스 앱에서 'AI 절약 모드'를 사용하면 세탁 시 최대 60%, 건조 시 최대 30% 에너지를 추가 절감할 수 있습니다.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4는 미국의 'CES', 스페인의 'MWC'와 함께 세계 3대 전자·IT 전시회로 꼽힙니다. 이번 행사에는 전세계 139개국에서 1800여개 업체가 참가했으며 총 18만2000명 이상의 방문객이 부스를 찾았습니다.
사진은 시티큐브 베를린 건물 외관에 '모두를 위한 AI'를 주제로 옥외 광고가 설치된 모습.(사진=삼성전자 제공)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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