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대체불가능토큰(NFT)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면서 카드사들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일부는 NFT 관련 가상자산 기준이 명확해진 것을 기회로 삼아 사업을 확장하는 반면, 규제 리스크가 커 사업성이 없다고 보고 기존 사업을 접는 경우도 있습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상자산시장의 건전한 질서 확립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를 골자로 하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이달 19일부터 시행됐습니다.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규율체계를 도입하고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독·검사·제재가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금융당국은 이와 함께 NFT 가상자산 판단 가이드라인을 내놨습니다. NFT를 가상자산으로 파악하는 4가지 기준을 제시한 것입니다. 대량·대규모 시리즈 발행, 분할 가능성, 지급수단 사용, 다른 가상자산으로 상호 교환되는 NFT는 가상자산으로 분류됩니다.
법 시행 이후 카드사들의 반응은 나뉘는 분위기입니다. 그동안 애매모호했던 판단 기준이 법으로 명문화됐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규제 테두리 안에 들어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명확해진 개념을 활용해 사업 확장의 기회로 삼는 대표적인 곳은 비씨카드입니다.
비씨카드의 경우는 지급결제 프로세싱 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NFT 서비스를 지역상권 활성화에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진흥공단, 8개 지자체와 함께 소상공인·지역상권의 존속과 발전을 위한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민·관 협력 사업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비씨카드는 글로컬 상권 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인 '우리동네 크라우드 펀딩'의 기반 인프라 구축과 활성화를 지원합니다. 크라우드 펀딩 참여 주민을 대상으로 단골임을 증명하는 멤버십 형태의 NFT를 발행합니다.
주민은 NFT를 통해 자신이 투자한 가게 대상 누적 방문 횟수와 할인 내역 등 고유한 지역상생 이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상공인은 단골가게 인증에 따른 홍보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지자체는 NFT를 활용해 추가적인 정책 활동이 가능합니다. 특히 비씨카드의 경우는 결제 업무를 위탁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향후 투비(기업 대 기업) 사업자로서 새로운 결제수단을 선제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신한카드는 8월부터 '신한SOL페이'를 통해 제공하던 'MyNFT'를 종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신한카드가 이 사업을 종료하면서 NFT는 블록체인 업체인 그라운드엑스에서 제공하는 디지털 자산 지갑인 '클립' 앱으로 이전됩니다.
MyNFT는 신한카드 고객이 소장한 물건 등을 NFT에 등록하고 신한SOL페이를 통해 언제든지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MyNFT는 국내 금융 플랫폼 중 NFT를 활용한 첫 사례였습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고객 누구나 카카오톡을 통해 쉽고 편리하게 만들 수 있는 장점을 지녔습니다. 하지만 수익성이 나지 않으며 2년 반 만에 철수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이 외에도 현재까지 NFT 사업을 하는 카드사는 많지 않습니다. 국내 전업카드사 9개사 중 NFT 사업을 진행 중인 곳은 비씨카드, 신한카드, 현대카드 등 세 곳에 불과합니다. 곧 신한카드가 관련 사업을 종료하면 두 곳으로 축소됩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익과 고객 편의성 측면에서 다양한 결제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카드사들의 공통된 고민"이라며 "아직까지는 NFT에 대한 카드사들의 긍정 또는 부정적인 인식을 판단하기 이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카드사들의 NFT(대체불가능토큰) 사업에 대한 온도차가 나뉘고 있다. 사진은 24일 전주시 남부시장 문화공판장에서 비씨카드가 참여한 글로컬 상권 프로젝트 출범식 및 관련 업무협약식 모습. (사진=비씨카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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