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AI'에 사활
한경협 조사…10곳 중 4곳 AI 투자 준비
이재용 2주 북미 출장서 저커버그와 AI협력 논의
최태원 "인류에 도움되는 AI"…구광모 AI 최신 기술 동향 살펴
2024-07-08 13:09:16 2024-07-08 14:20:20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국내 기업 10곳 중 4곳은 하반기 인공지능(AI) 관련 투자를 계획하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재계 총수들 역시 빠르게 재편되는 AI 생태계에 발맞춰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출장길에 올라 AI 중심의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행보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8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하반기 주요 대기업 국내 투자계획' 조사 결과, 상당수 기업들이 AI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응답 기업 중 43.9%는 하반기 AI 투자를 계획(10.6%)했거나 검토(33.3%)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I 투자의 이유로는 생산공정 및 물류시스템 효율화(46.6%)를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그 뒤로 신제품 개발 및 서비스 품질 향상(29.3%), 데이터 분석 및 전략 수립(13.8%)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습니다.
 
AI (인공지능).(사진=연합뉴스)
 
고금리·고환율 장기화 우려와 국제정세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대기업 10곳 중 9곳은 하반기에도 상반기 수준의 투자를 유지할 계획으로 확인됐습니다. 하반기 투자를 늘리겠다고 한 기업들은 '노후화된 기존 설비 교체·개선'과 '업황 개선 기대감'(각 31.8%)을 주된 이유로 꼽았습니다. '불황기 적극적인 투자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응답도 13.7%이었습니다.
 
투자 활동이 본격화될 시기에 대해선 '내년 상반기'가 37.1%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미 활성화됐다' 24.2%, '올해 하반기' 15.2%였습니다. 한경협 관계자는 "기업들이 고금리 등 통화 긴축 지속을 우려하고 있지만, 글로벌 수요 증가 등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전체적으로 상반기 대비 투자를 유지하거나 늘리는 기업이 많았다"고 풀이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최태원 SK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구광모 LG그룹, 신동빈 롯데 회장.(사진=연합뉴스)
 
재계 총수들도 'AI 생태계' 구축과 리더십 선점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 환경이 AI를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따른 행보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달 미국 동·서부를 가로지르는 2주간의 출장에서  AI와 반도체에 초점을 맞춘 행보를 보였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자택으로 초청받아 단독 미팅을 갖고 AI 등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 회장은 특히 삼성의 스마트폰, TV, 가전 등 기존 고객사와 협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AI 등 첨단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결합,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협력 모델 구축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미국 대선 등을 앞둔 가운데 삼성 안팎으로도 경영 불확실성이 큰 만큼 직접 AI와 반도체 등 핵심 사업과 관련된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다지며 신성장 동력 발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28일부터 양일간 개최된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고 강조했습니다.
 
최 회장은 미국 빅테크 CEO 들과 연쇄 회동하며 '글로벌 AI 파트너십' 구축 등을 통해 SK의 AI 전략을 구체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최 회장은 앞서 TSMC의 웨이저자 이사회 의장(회장)과 만나선 "인류에 도움되는 AI 시대 초석을 함께 열어가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SK 관계자는 "앞으로 최 회장의 출장 결과를 바탕으로 SK 하이닉스, SK 텔레콤 등 관련 멤버사가 빅테크 파트너사들과 함께 SK AI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후속 논의 및 사업 협력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최근 10개월 만에 북미 현장 경영에 나서면서 특히 AI 스타트업을 찾아 AI 분야 최신 기술 동향을 살피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습니다. 구 회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AI 반도체 설계업체 텐스토렌트와 AI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를 찾아 반도체 설계와 로봇 등 AI 가치사슬(밸류체인) 전반을 살피는가 하면, LG테크놀로지벤처스와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를 찾아 AI 등 미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 등을 점검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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