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대형 기자] 지난해 웅진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한 윤새봄 ㈜웅진 대표는 출발이 부진합니다. 그룹 경영을 책임지고 나섰지만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신사업으로 돌파구를 찾는데 위기관리능력을 입증할지 주목됩니다.
12일 각사에 따르면 웅진그룹의 매출액은 2022년 1조498억원에서 지난해 1조186억원으로 2.9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23억원에서 224억원으로 47.1% 급감했습니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435.9%를 기록해 전년(383.9%) 대비 크게 증가했습니다.
올해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161억원으로 전년 동기(2240억원) 대비 3.5% 감소했습니다. 영업손실은 29억3000만원으로 전년 동기(53억8000만원) 대비 45.6% 감소했으나 적자를 벗어나진 못했습니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웅진씽크빅도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교육 특수를 누렸던 웅진씽크빅은 지난해 매출액 8901억원을 기록, 전년(9333억원) 대비 4.6%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6억원에서 56억원으로 무려 79.8% 감소했고, 시장 점유율도 2.82%에서 2.57%로 0.25%p 빠졌습니다.
웅진그룹 CI. (사진=홈페이지 캡쳐)
시험대 오른 윤새봄 체제
앞서 2022년 12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차남인 윤 대표는 ㈜웅진 대표(사장)으로 취임했고 장남인 윤형덕 부회장은 렉스필드 컨트리클럽으로 발령났습니다. 윤 부회장이 직급은 더 높지만 렉스필드CC는 웅진그룹의 주력 사업이 아닌 까닭에 장남이 사실상 좌천됐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윤 대표는 웅진그룹에 입사한 후 거의 전 계열사를 돌면서 그룹 경영에 잔뼈가 굵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윤 대표는 그룹 핵심 사업인 웅진씽크빅과 사내 벤처였던 놀이의발견 대표를 거쳤고 지난 2012년 웅진케미칼 매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도 했습니다.
반면 윤 부회장은 웅진코웨이(현 코웨이)에서 오랫동안 근무했고 코웨이가 매각된 후엔 비주력 계열사를 맡았다는 점에서 윤 대표가 비교우위를 점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입니다. 그러나 취임 후 전년 대비 부진한 실적을 거두면서 윤 대표의 경영 능력이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IT 부문 투자·글로벌 시장 진출로 활로 모색
경영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윤새봄 체제는 기존 교육사업을 넘어 정보기술(IT) 부문에 집중 투자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웅진IT는 2022년 매출 1175억원을 거둔 데 이어 지난해 1276억원을 기록하며 그룹 지주회사인 ㈜웅진의 새로운 수익사업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매출 비중도 2022년 ㈜웅진의 51.8%를 차지했고 2023년 58.0%, 2024년 1분기 61.9%로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아울러 윤 대표가 웅진씽크빅 대표를 맡았을 때부터 에듀테크를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투자에 나섰던 만큼 인공지능 교육 플랫폼 '웅진스마트올'을 강화하고, 증강현실(AR) 독서솔루션 'AR피디아' 등을 앞세워 해외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웅진씽크빅 매출이 줄긴 했지만 IT 부문은 상승세에 있다. 기업용 렌털 관리 솔루션(WRMS)과 기업용 모빌리티 솔루션(WDMS)으로 올해부터 북미 쪽에 진출하려고 한다"며 "'AR피디아'는 이미 중국·대만·홍콩·마카오 등 중화권에 100억원 규모로 진출해 있고 전 세계 2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최근엔 미국 앨라배마주 학교에 보급할 수 있게끔 업무 협약을 맺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대형 기자 april2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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