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뷰)"개인간 미술품 거래…'좋아요'에 좌우된다"
아트 플랫폼 '하입앤' 음정우 이사 인터뷰
소비자 참여로 주간·월간 랭킹 형성
기업 광고 및 현장 전시 기회 제공
2024-05-02 13:54:11 2024-05-02 15:09:17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작가를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자유롭게 작품 홍보 기회를 얻고, 좋은 작품을 찾는 소비자라면 자신의 취향을 토대로 작품을 탐색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이해관계도 없이 작가가 제시하는 작품의 가치에 대해 소비자가 납득하면 순수하게 미술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시장이 열리는 거죠."
 
음정우 하입앤 이사가 서울 호림아트센터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하입앤)         
 
서울 호림아트센터에서 만난 음정우 하입앤 사업총괄이사(사진)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특히 그는 "해외에는 B2B, C2C 형태의 다양한 아트 플랫폼이 활성화돼 있다"며 "국내는 아직도 작가 소개 형태가 제한적이고 미술품 판매에 있어 고가 작품 위주로 다뤄지다보니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시장 저변을 넓히는 등 미술품 대중화를 위해 아트 플랫폼을 설립하게 됐다"고 개인간 미술품 거래 플랫폼 설립 이유를 밝혔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을 활용한 온라인 커머스 시장은 폭발적 성장을 이뤘습니다. 만화와 소설이 웹을 만나 한류 신성장동력으로 떠올랐듯 갤러리와 경매회사 중심으로 돌아가던 미술품 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데요. 미술품도 웹을 통해 신진 작가를 만나고 대중들이 소비할 수 있는 시장이 더욱 확대될 전망입니다.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063170)은 지난달 카카오(035720) 계열의 라이브 커머스 전문 회사인 그립컴퍼니, 관계사인 서울옥션블루와 함께 미술품 C2C(개인 간 거래)를 위한 합작법인 '하입앤'(HypeN)을 설립했습니다. 하입앤은 작가나 인플루언서, 컬렉터(미술품 수집가) 등 미술에 관심과 애정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커뮤니티 기반 아트 플랫폼인데요. 
 
인스타그램 구조로 돼 있어 작가들이 언제든 자신의 피드를 올릴 수 있고 소비자들은 '좋아요'와 댓글로 작가와 작품에 지지 의사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하입앤은 좋아요, 댓글 등을 토대로 지수를 합산해 주간, 월간 랭킹으로 공유합니다. 작가는 어떤 작품이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은 지 알 수 있게 되는데요. 하입앤은 소비자들이 부여한 가치를 토대로 작가들에게 작품 이미지를 활용한 기업 광고 및 현장 전시 기회를 제공합니다. 참여 기업은 더현대 아난티, 스타벅스, BMW, 닥터마틴 등입니다. 
 
(사진=하입앤 홈페이지)
                          
 
하입앤에 따르면 국내 아트 작가는 10만명으로 추산됩니다. 이 중 실제 시장에서 작품이 거래되는 작가는 1000명에 불과합니다. 99%의 작가들은 등단 기회나 자신의 작품을 알릴 창구가 없는 셈인데요.
 
음정우 이사는 "미술은 지금까지 항상 유명한 갤러리, 옥션사가 시장을 주도해 온 탓에 작품에 대한 입증, 작가 이력 등에 대한 정보가 한정적이어서 소비자들의 선택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며 "재능있는 작가들이 생계에 시달리다 다른 길을 택하지 않도록 작가들의 활동성을 높일 수 있는 재화 및 거점 마련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카카오그립이 개발하는 라이브 커머스 기능은 오는 6~7월경 완비될 예정인데요. 수요와 공급에 따라 미술품의 가격이 책정되고 직접 거래가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음 이사는 "작가가 본인이 원하는 가격을 제시하고 선택은 소비자가 하게 될 것"이라며 "예상보다 작품 문의나 판매에 대한 문의가 벌써부터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입앤은 이모티콘 작가들의 활동 지원은 물론 페인팅 오프라인 전시 등을 통해 아트의 저변을 확대하고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데요. 음 이사는 "갤러리나 누구의 큐레이팅 없이 미술품을 구매할 수 있는 보증 시스템만 갖춰진다면 국내외를 가르는 경계선은 금방 무너진다고 본다"며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면 누구나 아티스트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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