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새 경험생명표 적용…보험가입은 언제?
"암보험 곧 오른다" 보험사 판매 드라이브
"특약·보장범위 따라 체감도 달라"
2024-03-18 00:00:00 2024-03-18 00:00:00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보험사들이 평균 수명 2년 연장인 새 '경험생명표'를 보험상품에 반영하면서 보험료 변동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데요.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보장 기간이 길어진 암 보험 등 생존과 관련된 건강보험은 보험료가 올라가고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은 보험료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험사들도 내달 보험료 조정을 앞두고 판매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요. 다만 보험료 조정은 특약과 보장범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료↑·보장성보험료↓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보험개발원이 작성한 제10회 경험생명표가 보험상품에 적용되는데요. 경험생명표는 생명보험 가입자의 성별과 연령별 사망률과 사고율을 예측한 지표입니다. 새 경험생명표상 평균 수명은 남자가 86.3세, 여자가 90.7세입니다. 5년 전 기준보다 각각 2.8세, 2.2세가 증가한 수치입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통계청의 국민생명표보다 사망률이 양호합니다. 실제로 국민생명표의 평균수명은 2022년 기준 남자가 79.9세, 여자가 85.6세로 새 경험생명표보다 각각 6.4세, 5.1세가 낮습니다.
 
보험사들은 상품 개발을 할 때 경험생명표를 이용하면 통계청 기준보다 손해율 등을 더 세밀하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건강진단이나 과거 병력 고지 등으로 보험 가입 심사를 하기 때문입니다. 평균수명 증가를 반영한 경험생명표를 적용하면 보험료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암보험과 연금보험 등 생존보험료는 오르는데요. 암보험의 경우는 평균수명이 올라가면 보험사에서는 고객에게 더 오랫동안 보장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암보험은 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라 보험료가 10% 이상 보험료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마찬가지로 건강보험 또한 늘어난 수명만큼 질병 발생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보험료가 상승합니다.
 
특히 연금보험은 보험료 상승이 예상되는 동시에 연금 지급액 감소 가능성도 있습니다. 연금 수령자가 늘어나고 수령 기간도 길어지는 영향입니다. 경험생명표가 조정돼도 기존 가입자들은 원래의 보험료를 내기 때문에 신규 가입자들의 보험료가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이는 기대여명과도 관련있습니다. 기대여명은 특정 연령의 사람이 앞으로 얼마나 더 생존할지를 예측한 평균 생존연수입니다.
 
새 경험생명표에 따르면 65세의 기대여명은 남자 23.7세, 여자 27.1세로 각각 2.3세, 1.9세 증가했습니다. 즉 65세 국민이 앞으로 생존할 날이 지난 경험생명표 집계 때보다 평균 2년 정도 더 늘었다는 뜻입니다.
 
반면 종신보험 같은 보장성보험료는 인하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망률이 낮아지면 보험사가 지급할 사망보험금도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19년 9차 경험생명표를 적용했을 때 종신보험료는 평균 3.8% 인하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암과 함께 3대 질환으로 꼽히는 뇌·심장질환 관련 보험료도 인하됩니다. 특히 생명보험사들은 올해부터 뇌·심장 상품에도 신 위험률을 적용하며 보험료를 최대 절반 안팎으로 낮춘 상품들을 출시하기 시작했는데요. 손해보험사와 달리 자체적으로 위험률을 적용할 수 없어 통계청의 국민 통계를 사용하던 생명보험사들도 보험개발원이 제공한 위험률을 적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자료=보험개발원)
 
"보험가입 서두르지 말아야"
 
내달 보험료 조정을 앞두고 생·손보사 할 것 없이 영업력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내달 인상되는 암보험의 경우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요. 보험대리점(GA)에서는 심사 기간 등을 고려해 4월로 가입 시점이 넘어가기 전에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암보험 판매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보험사들은 이달 남은 기간 암보험 판매에 주력하다가 내달부터는 보험료가 인하되는 상품을 중심으로 가격 마케팅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보험 가입자들이 체감하는 보험료 변화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험가입 시점을 서두르는 것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특약 또는 보장범위 등에 따라 보험료 인상·인하 차이가 있기 때문인데요.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특약에 따라 보험료가 산정되므로 기존 보험료에서 일률적으로 상승률이나 인하율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예를 들어 보험료가 상승하는 암보험료도, 특약을 어떻게 설계해 가입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료가 추가되는 특약만 모으거나 내리는 특약만 모아서 가입할 때 보험료 차이를 느낄 순 있다"면서도 "보통은 수많은 특약 중에 오르는 항목이 있으면 내리는 항목이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보험료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보험개발원이 작성한 새 경험생명표가 오는 4월부터 보험상품에 적용된다. 지난 13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모습.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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