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증권가에서 최고경영자(CEO) 세대 교체가 한창입니다. 올해는 특히 리스크 관리 전문가들이 전면에 등장해 주목됩니다. 각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내부통제 등 위험관리체계 강화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열린 증권사들의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교체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올해 실적 개선과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전문성 있는 인사들이 주를 이룹니다.
메리츠증권이 대표적입니다. 메리츠금융지주에서 리스크관리 부문을 책임졌던 장원재 사장이 선임됐습니다. 장 사장은 최고위험책임자(CRO, Chief Risk Officer) 경력만 10년이 넘었습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불거졌던 이화그룹주 내부정보 이용 및 사모 전환사채(CB) 부당거래 의혹 등으로 인해 내부통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SK증권도 CRO 역할을 한 정준호 리스크관리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습니다. 정 본부장은 오는 25일 정기주총에서 선임될 예정입니다. 기존 김신·전우종 각자 대표 체제가 전우종·정준호 체제로 변경됩니다. SK증권의 경우 지난해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와 채권 돌려막기 등 논란이 불거졌던 만큼 내부통제 등 조직관리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차증권도 지난 6년간 현대모비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던 배형근 신임 사장을 내정했습니다. 배 사장은 현대모비스 재임 중 유동성 확보에 주력했던 인물입니다.
증권유관기관에선 한국거래소가 전 금융감독원장인 정은보 이사장을 선임해 본격 업무에 돌입했습니다. 정 이사장은 금감원 재직 시절 금융권의 선제적인 리스크관리와 충당금 적립을 강하게 주문하고 불공정거래에 엄정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문가인 김성환 대표 체제로 전환한 상태입니다. 김 대표는 업계 최초로 부동산 PF를 기초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도입했습니다. 한투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PF 신용공여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부동산 침체로 인한 PF 리스크 해소에 주력할 방침입니다.
NH투자증권은 기업금융팀장, 커버리지 본부장, IB사업부 대표 등 기업금융 전문 경력을 지닌 윤병운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하고 27일 열리는 주총에서 주주들의 재가를 받습니다.
하이투자증권은 DGB금융그룹의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과 자회사 경영관리 체계화를 구축한 성무용 전 대구은행 부행장을 대표로 추천, 오는 28일 주총에서 선임 안건을 의결합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중·단기 투자와 전략적 인수합병(M&A) 등을 총괄한 신호철 사업개발실장을 내정했습니다.
증권사 정기주총 일정은 다올투자증권(15일)을 시작으로 한화투자증권(20일), 대신·한양·현대차·삼성증권(21일), SK증권(25일), 미래에셋·유진투자·교보·흥국증권·DB금융투자(26일),NH투자·카카오페이증권(27일), 키움·하이투자증권(28일), 유안타·이베스트투자증권(29일) 등이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중 대신증권, 교보증권, DB금융투자, 한양증권 등이 대표 연임안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습니다.
여의도 증권가.(사진=뉴시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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