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작년 리콜 3배 급증…수장 교체 ‘승부수’로 반전?
작년 19만대 리콜, 역대 두 번째로 많아
폭스바겐·아우디 잇단 리콜에 판매량까지 부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교체하며 반등 모색
임현기 아우디코리아 사장 책임론도
2024-02-12 11:17:32 2024-02-12 13:58:09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폭스바겐그룹코리아의 지난해 리콜 대수가 19만대를 넘어서며 2022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리콜에 따른 차량 출고 문제로 판매량도 부진하면서 한때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선두를 다투던 폭스바겐그룹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이에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최근 수장을 교체하며 반등의 의지를 보였습니다. 리콜 확대에 따른 품질 문제와 전기차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 리콜 추이.(그래픽=뉴스토마토)
 
12일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코리아의 지난해 리콜 대수는 19만2505대로 전년(5만7906대) 대비 232.4% 급증했습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3년 이후 2018년(20만1219대)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치입니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산하에는 폭스바겐, 아우디, 람보르기니, 벤틀리 등 네 개의 브랜드가 속해 있습니다.
 
지난해 2월 폭스바겐그룹코리아의 티구안, Q4 e-트론 등 27개 차종 7만4809대는 트렁크에 탑재된 안전삼각대의 반사 성능이 안전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폭스바겐은 당시 국내 출시된 전 차종의 출고를 중단했습니다. 6월에는 차량 소프트웨어 문제로 투아렉을 제외한 대부분 차종의 출고가 지연되기도 했죠. 특히 폭스바겐 전기차 ID.4는 차문걸쇠장치 결함으로 저속에서 차문이 열릴 가능성이 확인 돼 리콜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아우디 A6 등 16차종 3만4216대도 뒷좌석 시트 내부에 위치한 게이트웨이 컨트롤 유닛에 수분이 유입되는 경우 손상될 가능성이 있는 문제로 리콜을 진행했습니다.
 
틸 셰어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사장.(사진=폭스바겐그룹코리아)
 
잇단 리콜은 판매량 부진으로도 이어졌는데요. 폭스바겐은 지난해 1만247대로 전년 대비 35.1% 감소하며 수입차 판매 순위도 7위로 내려앉았습니다. 2015년 3위까지 올랐지만 이후 판매량은 해마다 줄고 있습니다. 아우디도 지난해 16.5% 줄은 1만7868대를 기록했습니다. 3위 자리는 지켰지만 BMW, 메르세데스-벤츠와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고 4위 볼보와는 차이가 850대에 불과합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전동화 전환이 느린 수입차 브랜드로 꼽힙니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모델은 ID.4가 유일합니다. 아우디는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판매량은 저조합니다. 지난해 899대의 전기차를 팔아 전년 대비 67.7% 줄었습니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반등을 위한 수장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우선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1일부터 틸 셰어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사장이 겸임하고 있습니다. 기존 사샤 아스키지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2021년 9월 부임한 지 약 2년 반 만에 물러났습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폭스바겐 존재감이 급격히 위축된 탓에 아스키지안 사장이 갑작스럽게 밀려난 거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또 그룹과 겸직하는 만큼 국내 시장에서 힘을 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올해 폭스바겐이 출시 예정인 신차는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틀라스가 유일합니다. 
 
임현기 아우디코리아 사장.(사진=아우디코리아)
 
아우디코리아 역시 임현기 사장의 책임론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임 사장은 2022년 7월 아우디코리아 최초의 한국인이자 첫 번째 여성 리더로 주목 받았는데요. 판매량 반등과 디젤 위주의 판매 전략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전기차 대중화를 통한 판매량 증가와 할인 공세로 하락한 소비자 신뢰도를 높여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요.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2016년 디젤 게이트 이후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할인 판매에 나섰는데 결국 할인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에겐 '할인 없으면 안사는 차'로 인식이 굳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아우디나 폭스바겐이 잇단 품질 문제에도 연 1만대 이상 판매하는 건 타 수입차 대비 할인 판매가 활발하기 때문"이라며 "할인에 익숙해져 버린 소비자들은 신차가 나와도 할인을 기대하게 돼 '할인 브랜드'로 이미지가 굳혀졌다"고 말했습니다.
 
또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여전히 디젤 비중이 높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유럽 외 디젤차 최대 시장이 한국인만큼 디젤차 판매율을 올리면서 수익을 남길 수 있는 가장 좋은 시장이 한국이다"며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계속 디젤차를 보급하는 건 결국 밀어내기 식으로 판매해 최대한 끝까지 수익률을 끌어내겠다는 의도"라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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