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설움 씻었다…BMW, 8년 만에 '수입차 왕좌' 탈환
2015년 이후 벤츠 제치고 수입차 판매 1위
5시리즈 등 신차 빠르게 출시…SUV·전기차도 약진
올해 R&D센터, 충전기 2100기 확보 등 한국에 적극 투자
2024-01-04 13:59:59 2024-01-04 15:28:16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BMW가 메르세데스-벤츠를 제치고 지난해 수입차 왕좌에 올랐습니다. BMW가 수입차 1위를 차지한 것은 2015년 이후 8년 만입니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BMW는 지난해 7만7395대를 판매해 수입 승용차 판매 1위를 기록했습니다. 2위는 벤츠로 7만6697대를 판매했습니다.
 
2023년 수입 승용차 판매 순위.(그래픽=뉴스토마토)
 
두 회사는 연 1만대 이상 판매를 기록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양강 체제를 형성했습니다. 2010년부터는 5시리즈를 앞세운 BMW가, 2016년부터는 E클래스를 통한 벤츠가 수입차 1위를 지켜왔는데요.
 
지난해 10월 출시한 뉴 5시리즈의 역할이 컸습니다. 내연기관(가솔린, 디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와 더불어 5시리즈 중 처음으로 순수전기차 i5를 라인업에 추가하면서 판매량 끌어올렸죠.
 
BMW는 2022년 11월까지 선두자리를 유지하다 12월 한 달 동안 9451대를 판매한 벤츠에게 1위 자리를 내줘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도 벤츠가 8541대로 BMW 7849대를 앞섰지만 BMW는 5시리즈를 앞세워 막판 뒤집기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실제 5시리즈는 벤츠 E클래스를 밀어내고 12월 베스트셀링카에 올랐죠. 특히 12월 하이브리드(520), 전기차(i5)에서도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로 나타났습니다.
 
BMW 뉴 5시리즈.(사진=BMW)
 
반면 벤츠는 올해 내내 BMW에 밀리다 연말 공격적인 할인 정책으로 역전을 노렸으나 BMW에 왕좌를 내줬습니다. 두 브랜드의 판매량 차이는 불과 698대로 벤츠는 이번 달 출시되는 E클래스 완전변경 모델 등을 통해 다시 1위를 탈환하겠다는 계획입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시장에 다양한 파워트레인과 세그먼트를 빠르게 선보이면서 차종이 고르게 판매된 것이 주요했다"며 "충전 인프라나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 등 한국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점이 소비자들에게 잘 어필됐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지난해 3월 출시된 뉴 XM은 1978년 이후 처음 선보이는 BMW M 전용 모델로 글로벌 시장과 한국에 거의 동시에 선보였습니다. 10월에는 전 세계에서 최초로 한국 시장에 뉴 5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판매량에서도 5시리즈뿐만 아니라 3시리즈, 6시리즈가 지난해 톱10(모델)에 오르는 등 다양한 세그먼트가 판매량을 이끌었습니다. 특히 대형 플래그십 전기차 i7은 벤츠 EQS 보다 많이 판매되며 전기차 시장에서 대형 세단 강자인 벤츠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도 X4, X3가 톱10(트림)에 들었습니다.
 
BMW R&D 센터.(사진=BMW)
 
BMW는 신차 출시외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지난해 5월 청라국제도시 내 신규 BMW R&D 센터를 착공했습니다. 미국, 중국, 일본, 브라질에 이어 전 세계 5번째로 설립된 연구개발 시설인데요. 전기화, 자율주행, 디지털 기반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 개발 등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올해 완공이 목표입니다.
 
또 지난해까지 누적 전기차 충전기 수 1100기를 설치했고 올해는 1000기를 추가합니다. 총 2100기 규모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갖추게 되는데 이는 현재 한국 내 자동차 브랜드가 공급하는 전체 전기차 충전기의 50% 이상에 육박하는 수치입니다. 새로 설치하는 모든 충전기는 공공에 개방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1위 싸움만큼이나 치열했던 3위는 아우디가 가져가며 자존심을 지켰습니다. 아우디는 지난해 1만7868대를 판매해 볼보 1만7018대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습니다. 이어 렉서스(1만3561대), 포르쉐(1만1355대), 폭스바겐(1만247대)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로써 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으로 이어졌던 수입차 전통 4강 구도는 지난해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렉서스는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전년 대비 78.6% 증가하며 '노재팬' 여파를 극복했습니다. 포르쉐는 2014년 한국 법인 설립 후 처음으로 '1만대 클럽'에 가입했습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벤츠 E클래스 250으로 총 1만2326대가 팔렸습니다. 그 뒤를 BMW 520(1만451대), 렉서스 ES300h(7839대)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수입차 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4.4% 감소한 27만1034대를 기록했습니다.
 
정윤영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부회장은 "지난해 수입 승용차 시장은 일부 브랜드의 물량부족 및 신차출시를 앞둔 재고소진 등으로 2022년 대비 감소했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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