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고금리 기조로 소비와 투자가 모두 둔화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습니다. 특히 내수 부진의 영향에 따라 고용증가세와 물가상승세도 주춤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배경은 수출 반등 요인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발표한 '1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가 소비와 투자가 모두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사진은 광화문 네거리.(사진=뉴시스)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산업생산은 반도체생산이 급증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광공업생산은 5.3% 증가한 가운데 반도체는 기저효과와 인공지능(AI) 서버용 반도체 수요 확대로 전년 동월 대비 42.4%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1.9%로 소폭 상승했고 재고율은 전월(123.2%)보다 낮은 114.3%를 기록했습니다.
우리 경제 버팀목인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회복하는 추세입니다. 반도체 수출은 AI 서버용 반도체 수요 확대로 21.8% 반등했습니다. 자동차 수출은 친환경 자동차를 중심으로 17.9%의 높은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내수입니다. 고금리 영향으로 가계 소비 여력이 줄고 투자가 감소하면서 우리 경제 회복에 부담을 안기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내수와 밀접한 서비스업생산(1.9%)은 숙박⋅음식점업(-3.3%)과 도소매업(-1.5%)을 중심으로 낮은 증가세에 머물렀습니다. 12월 소비자심리지수(99.5)도 여전히 기준선인 100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설비투자도 높은 반도체 재고와 고금리 여파 등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입니다. 또 국내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건설투자의 증가세도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의 내수 둔화의 영향도 점차 파급화되면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취업자 수 증가폭이 축소됐습니다. 11월 취업자 수는 서비스업의 고용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전월(34만6000명)보다 증가폭이 줄어든 27만7000명 증가에 그쳤습니다.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3.3%)보다 낮은 3.2%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주택시장은 고금리로 인해 수요가 둔화하면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상승폭이 쪼그라든 모습입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 건설업체의 재무여건까지 악화하면서 주택공급이 향후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KDI 측은 "고금리 여파로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하게 둔화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글로벌 생산과 소비가 고금리 기조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부진한 가운데 기업심리지수 등 경기 선행지표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발표한 '1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가 소비와 투자가 모두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사진은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