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낸드플래시 반도체 세계 2위인 일본 키옥시아와 4위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의 합병이 급물살을 타면서 1·3위인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에도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합병 시 양사의 시장점유율을 단순 합산하면 삼성을 제치고 단숨에 1위로 올라서는 동시에 SK하이닉스 순위는 한 단계 하락하기 때문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23일 일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금융권이 키옥시아에게 웨스턴디지털과 경영 통합에 필요한 자금 1조9000억엔(17조원) 자금 대출을 약속했습니다. 미즈호, 미쓰이스미토모, 미쓰비시UFJ 등 일본 3대 은행이 1조6000억엔, 일본 재무성 소관 특수법인인 일본정책투자은행이 3000억엔을 지원하는 구조입니다.
양사 합병은 지난 2021년에도 논의된 바 있지만, 키옥시아 지분 가치 평가에 대해 서로 의견이 엇갈리면서 좌초됐습니다. 그러다 2년 만인 올해 양사 합병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인데요. 이는 낸드플래시 업황 침체와 무관치 않습니다.
키옥시아 낸드플래시. (사진=키옥시아 홈페이지 갈무리)
키옥시아는 최근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올 상반기 적자를 기록했고, WD도 낸드 업황 침체기가 장기화하면서 홀로서기에 힘이 부치는 모양새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양사 합병을 통한 시너지가 극대화한다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서로 '윈윈' 할 수 있습니다.
양사 합병이 급물살을 타긴 했지만 SK하이닉스의 합병 승인과 반도체 관련해 이해관계가 얽힌 각 국가로부터 반독점 승인도 얻어내야 한다는 과제는 산적해 최종 합병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낸드플래시 기술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이 합병 승인을 내줄 가능성은 적어보인다”면서 “특히 장기적으로 키옥시아 인수 가능성을 봤던 SK하이닉스가 승인해줄 지가 합병 첫 관문을 통과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세계 낸드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 31.1%로 1위, 키옥시아 19.6%, SK하이닉스 17.8%, WD 14.7%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점유율 단순 합산 시 키옥시아와 WD이 합병하면 34.3% 점유율로 삼성전자 앞지르게 됩니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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