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 차세대 기술 확보 총력
삼성, R&D 투자 비중 최고
중국발 기술 압박에 긴장
2025-08-21 14:20:12 2025-08-21 15:00:49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매출 감소와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며 차세대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쟁 구도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술 혁신이 ‘생존’으로 떠오른 만큼, 3사는 장기적인 주도권 확보를 위해 ‘R&D 드라이브’를 강하게 밟고 있는 모습입니다. 
 
삼성SDI 기흥 본사. (사진=삼성SDI)
 
21일 3사의 반기보고서를 보면 올 상반기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삼성SDI입니다. 삼성SDI는 올해 상반기 R&D에 7044억원을 투입했습니다. 이는 매출 대비 비중 11.1%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7.2%)과 비교해 크게 늘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도 같은 기간 6204억원을 집행해 매출 대비 5.2%를 기록했고, SK온은 148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매출 대비 비중은 0.52%에 그쳤지만, 신기술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투자 기조는 유지하고 있습니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수익성 악화에서도 R&D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은 글로벌 시장 재편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됩니다.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단순히 원가 절감만으로는 경쟁력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3사가 공통적으로 R&D 강화에 나선 배경에는 중국 기업들의 공격적 행보 영향도 있습니다. 중국 CATL은 올해 상반기에만 101억위안(약 1조950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했습니다. 이는 국내 3사 총투자액(1조4728억원)보다 많은 수준입니다. 
 
CATL의 R&D 지출은 전년 대비 17.5% 늘었는데 이는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기반으로 차세대 기술 경쟁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이 분명합니다.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기술 격차가 벌어질 경우 기존 시장 지위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요구 수준이 높아지는 점도 R&D 투자 비용 확대를 불가피하게 하는 요인입니다. 완성차 업체들은 주행거리 확대, 안전성 강화, 경제성 확보 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혁신적 배터리 솔루션을 요구하면서 단기적인 가격 경쟁으로는 대응이 어렵습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전기차뿐만 아니라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신규 수요처를 개척하고, 중간 가격대 제품군을 강화하며 수익성 확보를 다각화하는 모습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현재의 원가 경쟁을 버티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선도 기술을 선점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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