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철강사들이 주요 공급처인 건설경기 부진과 높아진 원자재 가격에 하반기 실적 하락이 전망되는 가운데, 노사간 임금 및 단체협약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완성차와 조선업계 등 주요 산업계의 올해 임단협이 거의 마무리됐지만,
포스코(005490)와
현대제철(004020) 등 국내 철강 '빅2'는 여전히 '파업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포스코노조는 오는 28일 오전 조합원 1만2000여명을 상대로 파업 찬반을 묻는 모바일 투표를 진행합니다. 이에 포스코는 임단협 교섭 조정 기간 중 쟁의찬반투표를 결의한 노조에 대해 "어떤 경우라도 안정적인 조업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총파업을 우려했습니다.
앞서 노조는 지난 5월부터 24차례 회사 측과 임단협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이달 10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조정신청을 냈습니다. 중노위는 10일간의 1차 조정에 이어 오는 30일까지 조정 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포스코는 최근 교섭에서 기본임금 인상 16만2000원, 일시금 600만원(주식 400만원, 현금 150만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등을 최종안으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포스코노동조합이 10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앞에서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신청에 대한 입장 표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노조는 이 제시안이 미흡하다며 △임금인상률 13.1% △조합원 대상 자사주 100주 지급 △목표달성 성과급 200% 신설 △조합원 문화행사비 20억원 지원 등 총 86건을 요구하는 중입니다. 노조는 "쟁위행위 투표에서 압도적인 찬성률이 나와야 교섭 속도가 빨라진다"며 "회사의 태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노조가 조합원 찬반 투표로 쟁의권을 확보하고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론을 짓는다면 포스코는 창사 55년 이래 첫 파업에 돌입하게 됩니다. 포스코는 "국가기간산업인 포스코가 파업으로 멈춘다면 직원 뿐 아니라 수만명에 달하는 협력사와 공급사, 고객사 직원, 가족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으며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연관 산업과 국가경제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현대제철도 임단협 협상을 두고 노사 간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현대제철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주식 10주 포함 580만원의 특별 성과급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다만, 사측은 계속되는 실적악화로 노조 입장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로 비중이 큰 현대제철은 곧있을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원가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전기료는 올해 1월 kWh(킬로와트시)당 13.1원 인상, 5월 kWh당 8원 인상되며 전기로 비중이 높은 현대제철과 동국제강그룹의 부담을 높였습니다.
지난 3분기 전기료를 동결한 산업부가 이르면 4분기나 늦어도 내년 초 인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전기료가 1㎾h당 1원 인상되면 연간 원가부담은 200억원 증가한다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업황이 부진한 시점에 노조가 억지로 파업을 한다는 건 제살깎아먹기가 아닐까 싶다"며 "당초 회사는 공동체로 노동자와 같은 목표를 향하는 집단"이라고 했습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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